【 청년일보 】 비대면 금융의 확산으로 은행 점포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점포가 줄어드는 지역에서 신생기업의 진입이 위축되고 기존 기업의 폐업이 늘어난다는 국책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지역경제에서 금융의 생산적 역할 - 은행 점포 변화와 기업 생멸 동학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한 시군구에서 은행 점포가 1개 늘어날 때 그 해 신생기업이 약 29개 더 만들어지고 소멸기업은 약 33개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국내 은행 점포 네트워크는 2012년 하반기 7천702개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하반기 기준 5천513개까지 줄어들며 약 28% 급감했다.
지역별로는 대구(-28.2%), 서울(-27.3%), 대전(-24.5%), 부산(-21.7%) 순으로 감소세가 가팔랐는데,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 4곳 중 3곳이 비수도권 광역시였다. 보고서는 도(道) 산하 시·군의 감소율(-7~-15%)이 비교적 완만했으나, 점포 수가 5개 이하인 '금융 소외 시군구' 72개에 이르며 96%가 비수도권에 집중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내 시군구 161개의 9년간(2016~2024년) 균형패널을 활용해, 은행 점포 변화와 기업 생멸 간의 관계를 식별했다. 분석 결과 점포 수는 신생기업 수와 같은 방향으로, 소멸기업 수와는 반대 방향으로 일관되게 움직이며, 이 관계는 인구구조와 활동기업 규모를 통제한 후에도 유지됐다.
점포가 단순한 행정 거점이 아니라 지역의 신용·정보 인프라로서 기업의 진입과 존속을 동시에 지지하는 생산적 자산임이 확인된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지역균형발전 차원의 구체적인 보완 정책을 제언했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점포 폐쇄 집중 지역에 대한 '조기 경보 체계'와 '권역별 금융 접근성 진단' 도입을 꼽았다.
중기적으로는 지역밀착 신용평가 인력 파견과 지방은행·신용보증재단 간의 협업을 강화하는 건 물론, '모빌리티 점포(찾아가는 지점)'를 확대해 거리 기반 신용평가 채널을 보완할 정책 수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은행 점포가 신생기업뿐 아니라 한계 기업의 존속에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창업 지원을 넘어 한계 기업 자금공급과 구조조정 지원에서도 지역 점포 네트워크의 가치를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민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비대면 금융과 모바일뱅킹이 보편화된 현재에도 거리 기반 신용평가 채널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면서 "비수도권 광역시의 점포 감소 속도가 도(道) 산하 시·군의 약 3배에 달하고 있는 만큼, 점포 폐쇄가 집중되는 지역에 대한 지역밀착 보완정책을 균형발전 정책의 일환으로 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