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중동 대륙을 전쟁의 포화로 몰아넣었던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개전 106일 만에 극적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양측이 영구적 종전에 전격 합의하면서 글로벌 물류와 에너지 시장의 명줄을 쥐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도 마침내 다시 열리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동부시간 기준 14일 오후 5시 30분쯤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이슬람공화국과의 합의가 지금 마무리됐다"라고 선언하며 전격적인 타결 소식을 타전했다. -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 역시 현지 TV 인터뷰에서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영구적이고 즉각적인 종전이 선언됐다"라고 공식 확인했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기습 공습으로 발발한 중동 전쟁이 4월 8일 휴전 및 본협상에 돌입한 지 두 달 만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이번 극적인 평화 협정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숨은 주역은 파키스탄이었다.
노사 격돌만큼이나 첨예했던 양국의 이해관계를 중재해 온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SNS를 통해 "양측이 모든 전선에서 군사 작전의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종료를 선언했다"라며 협상 타결을 공표했다.
이란과 파키스탄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양국 정상이 마주 앉을 역사적인 종전 서명식은 오는 6월 19일 스위스에서 거행된다.
15일부터 열리는 G7 정상회의 참석차 유럽을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참석 가능성도 농후하다. JD 밴스 미 부통령은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이 직접 서명식에 참석하는 것도 가능하다"라며 힘을 실었다.
막판까지 협상 가동률이 출렁이는 위기도 있었다.
서명식 하루 전날, 이스라엘이 레바논 헤즈볼라를 겨냥해 베이루트 인근을 전격 공습하면서 판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했다.
자신의 80세 생일날 정식 서명을 마무리 지으려던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모든 당사자는 자제해야 한다"라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고, 결국 조율 끝에 선(先) 타결 발표 후 19일 서명이라는 절충안 도출에 성공했다.
세계 시장이 가장 주목한 대목은 국제 원유 수송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인 빗장 해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직후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개방을 전적으로 승인하며, 미 해군의 이란 해상 봉쇄를 즉시 해제한다"라며 "세계의 선박들은 엔진을 가동해 석유가 흐르도록 하라"고 선언했다.
봉쇄 유예와 해협 개방이 동시 실행되면서 물류 동맥경화 해소에 급물살이 튈 전망이다.
체결된 종전 양해각서(MOU)의 핵심 교환 조건은 '핵 해제와 경제적 보상'의 맞교환이다.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비롯한 핵 프로그램을 영구적으로 동결·폐기하는 조치에 동의하는 대신, 미국은 그 이행 단계에 맞춰 해외에 묶여 있던 이란의 동결자산 해제와 1·2차 제재 철회 등 경제적 숨통을 열어주기로 합의했다.
피차 파국을 피하기 위해 미사일 프로그램 등 핵심 난제를 제외하고 실리적 종전을 택한 이번 합의안은 향후 유엔 안보리 결의를 거쳐 최종 비준될 예정이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