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종전 MOU' 전격 서명…알맹이 빠진 '한장반 초안'

등록 2026.06.16 08:41:39 수정 2026.06.16 08:41:51
안정훈 기자 johnnyahn@youthdaily.co.kr

19일 공식 서명식 전 전자방식 체결
호르무즈 통행료 등 핵심 쟁점은 보류

 

【 청년일보 】 글로벌 금융시장을 안도하게 한 미·이란 간 종전 협상의 실체가 드러났다.

 

양국 정상이 제네바 공식 서명식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합의문에 서명했으나, 정작 핵심 분쟁 요인들은 향후 과제로 미뤄둔 대략적인 골격에 불과해 향후 전개될 기술 협상이 진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15일(현지시간) 미국의 대이란 협상팀 수석대표인 JD 밴스 부통령의 언론 인터뷰와 미 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브리핑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종전 양해각서(MOU) 타결을 선언한 지난 14일 전자 방식으로 서명을 마쳤다.

 

서명에는 미국 측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 이란 측 대미 협상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참여했다.

 

양국은 오는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밴스 부통령과 갈리바프 의장이 참석하는 공식 서명 행사를 열 예정이다. 합의문 본문은 24∼48시간 내에 공개될 예정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서명식 이후 대중에 전면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타결된 MOU는 양국 간의 구조적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하기보다는 파국을 막기 위한 '시한부 프레임워크'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밴스 부통령은 CNN 인터뷰에서 "MOU는 한 페이지 반 분량"이라며 "매우 대략적인 문서(general document)"라고 성격을 규정했다.

 

양국은 이란의 비핵화 조치에 상응해 제재 완화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만 구두 합의했을 뿐, 구체적인 이행 타임라인과 검증 방식 같은 고차방정식은 향후 60일간 진행될 기술적 협상 단계로 이관했다.

 

특히 세계 원유 수송의 젖줄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징수 문제는 언제든 번복될 수 있는 시한폭탄으로 남았다.

 

합의문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60일간 통행료 없이 개방한다'고 명시돼 선박 통행이 일시적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양국의 동상이몽이 팽팽하다. 영구 면제를 공언한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과 달리 밴스 부통령은 "향후 기술적 협상에서 풀어나갈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이란 측은 60일의 유예기간이 끝나면 해상 서비스 제공 명목의 수수료를 걷겠다는 계산을 깔고 있어 갈등의 불씨를 남겨뒀다.

 

자금 동결 해제와 제재 완화의 주도권을 쥐려는 심리전도 치열하다.

 

이란은 동결자금 일부가 선제적으로 풀려야 실질적인 60일간의 핵협상에 임할 수 있다고 배수의 진을 친 상태다.

 

이에 대해 미국은 단호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유화책을 동시에 던졌다.

 

밴스 부통령은 "돈이 지급되지 않았고 이건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의 선(先) 행동을 압박했으나, 미 고위 당국자는 "이란이 약속 이행 의지를 보여주는 몇몇 작은 제스처를 취하면 우리도 초반에 몇몇 작은 제스처를 할 것"이라고 덧붙여 상호 신뢰 구축을 위한 초기 단계의 합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경학적 안보 리스크의 또 다른 축인 이스라엘 변수도 안전장치를 걸어뒀다.

 

미 당국자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철수가 이번 MOU의 합의 사항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합의에 강력히 반발하는 이스라엘의 전략적 입지를 배려해 내부 반발을 달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향후 본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중동 지역의 미군 병력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며 군사적 억지력을 확보한 뒤 최종 합의가 완전 타결되는 시점에 맞춰 단계적 병력 감축을 추진한다는 신중한 연착륙 시나리오를 구상 중이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저작권자 © 청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로35길 4-8, 5층(당산동4가, 청년일보빌딩) 대표전화 : 02-2068-8800 l 팩스 : 02-2068-8778 l 법인명 : (주)팩트미디어(청년일보) l 제호 : 청년일보 l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6 l 등록일 : 2014-06-24 l 발행일 : 2014-06-24 | 회장 : 김희태 | 고문 : 고준호ㆍ오훈택ㆍ고봉중 | 편집국장 : 안정훈 | 편집·발행인 : 김양규 청년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청년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youth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