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천피' 시대 대전환…은행 떠나 증시로 '머니무브'

등록 2026.06.18 14:38:10 수정 2026.06.18 16:50:03
안정훈 기자 johnnyahn@youthdaily.co.kr

코스피 1만피 눈앞에...개인 자금 150조 원 유입
신용대출 5년 만에 최대폭 폭증·ETF 500조 돌파

 

【 청년일보 】 코스피 지수가 역사적인 '9천피' 고지를 밟고 마침내 '1만피' 시대를 정조준하면서 국내 금융 시장의 자금 지도가 통째로 바뀌고 있다.

 

과거 안전 자산의 상징이었던 은행 예적금을 깨고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던 주식 시장으로 돈이 유입되는 이른바 '머니무브' 현상이 올해 들어 폭발적으로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견고한 기업 실적이 이끈 주가 상승이 대규모 자금 이동을 촉발하고, 이 자금이 다시 증시를 밀어 올리는 강력한 선순환 궤도가 형성됐다.

 

18일 금융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증시 대기 자금을 뜻하는 투자자예탁금은 124조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87조원 수준이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반년 만에 37조원이 급증한 수치다. 앞서 지난 4일에는 139조원까지 치솟으며 140조원에 육박하기도 했었다. 올해 주식 시장 직접 투자금과 예탁금, 그리고 CMA(자산관리계좌) 잔고 등 증시 주변을 맴도는 개인 자금 증가액은 150조원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로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1월부터 6월 17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무려 102조원을 쓸어 담으며 역대 최대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20조원을 순매도했던 흐름 뒤집기에 성공한 것이다.

 

CMA 잔고 역시 지난해 말 88조원에서 이달 16일 기준 100조원으로 12조원이 늘었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거래 잔고도 같은 날 기준 37조3천억원을 나타내며 올해에만 10조원이 폭증했다. 주식 거래 활동 계좌 수는 이미 올해 초 1억개를 넘어섰다.

 

60∼70대 고령층은 노후 적금을 해지해 증시에 뛰어들고 있으며, 10세 미만 영유아 자녀에게 계좌를 개설해 주는 부모들이 급증하는 등 그야말로 '전 국민 투자 시대'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시중은행의 자금 이탈과 대출 가속화는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코스피 7천피 돌파를 앞두었던 지난 4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요구불예금 잔고는 한 달 사이 3조3천억원 이상 급감한 반면,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1조5천억원이 늘어났다.

 

특히 지난달 28일 기준 시중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총 106조9천909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6천496억원 급증했다. 이 같은 월간 증가 폭은 코스피가 3,2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던 지난 2021년 4월(+6조8천401억원) 이후 5년 1개이 지나서야 나타난 가장 큰 규모다.

 

주식 시장의 고공행진이 이어지자 신용대출까지 동원해 레버리지 투자에 나서는 차주들의 수요가 집중된 결과다.

 

자금 이동의 물결은 500조원 규모의 퇴직연금 시장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고스란히 포착된다.

 

지난해 증권사 퇴직연금 수익률이 약 9.8%로 은행·보험사 수익률의 약 2배에 달하는 성적을 거두자, 퇴직연금 시장 내 증권사 비중은 26.2%로 전년 대비 약 2%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퇴직연금 계좌를 통한 ETF 투자액은 지난해 48조7천억원을 기록해 2년 만에 5배로 폭증했다.

 

머니무브의 핵심 기폭제가 된 전체 ETF 시장의 순자산은 올해 초 300조원, 4월 중순 40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500조원 고지마저 단숨에 돌파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124조원 증가했던 ETF 순자산이 올해는 불과 5개월여 만에 200조원 이상 급증하며 지난해 기록을 가볍게 갈아치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증시의 기초체력이 과거와 달라진 만큼,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려는 대중의 움직임이 단기 소동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전문가들 역시 "국내 주식 시장이 견고한 실적을 바탕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은행에 돈을 묵혀두기보다 증시로 굴리려는 거대한 머니무브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신용대출과 신용융자 등 빚을 내 투자하는 자금의 비중이 5년 만에 최대치로 치솟은 만큼, 향후 시장 변동성에 따른 개인 투자자들의 리스크 관리 역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저작권자 © 청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로35길 4-8, 5층(당산동4가, 청년일보빌딩) 대표전화 : 02-2068-8800 l 팩스 : 02-2068-8778 l 법인명 : (주)팩트미디어(청년일보) l 제호 : 청년일보 l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6 l 등록일 : 2014-06-24 l 발행일 : 2014-06-24 | 회장 : 김희태 | 고문 : 고준호ㆍ오훈택ㆍ고봉중 | 편집국장 : 안정훈 | 편집·발행인 : 김양규 청년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청년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youth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