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최저임금 1만원 시대의 역설…'쪼개기 알바'에 갇힌 청년들

등록 2026.06.20 08:00:00 수정 2026.06.20 08:00:07
청년서포터즈 9기 김유진 yujinlll4242@naver.com

 

【 청년일보 】 주말마다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한 대학생의 근무 시간은 주 15시간 미만으로 정교하게 쪼개져 있다. 주말 이틀 동안 일하는 시간은 총 14시간으로 근로기준법상 주휴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초단시간 근로 기준에 딱 맞춰져 있다. 법정 최저임금인 1천320원을 지급받고 있지만 치솟는 물가 속에서 대학생활을 유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부모님에게 별도의 생활비 지원을 받지 못하는 청년들의 사정은 더욱 팍팍하다. 일주일에 '1시간' 차이로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생활비 공백을 매우려면 평일에 또 다른 쪼개기 알바를 알아봐야 하는 악순환에 놓여 있다.

 

사상 처음으로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맞이한 지 어느덧 2년째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청년 노동 현장의 삶은 더욱 팍팍해졌다. 고물가와 인건비 부담을 이기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고용을 축소하고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알바를 증가시키면서 청년들이 고용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일주일에 15시간 일하는 근로자에게는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자영업자들에게는 이 주휴수당이 사실상 시급을 20% 인상하는 것과 다름없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결국 점주들은 알바생 1명을 길게 고용하는 대신 주 14시간 이하로 스케줄을 미세하게 쪼개어 여러 명을 고용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실제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전체 취업자 수는 지난 1월 대비 약 97만명이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같은 기간 15~29세 청년층 취업자 수는 오히려 1만명 감소(343만4천명 → 342만4천명)하여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통계에서 고령층 취업자 수가 늘어난 것은 정부의 복지성 노인 일자리 사업이 시작된 영향이 큰 반면, 청년들이 주로 생계를 의존하는 편의점, 카페 등 민간 알바 시장은 고물가와 인건비 부담으로 고용을 대폭 축소한 결과다. 결국 자영업자들이 직원을 길게 고용하는 대신 시간을 쪼개어 채용하면서 청년들이 진입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일자리의 절대적인 수 자체가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늘어난 구직 인구를 두고 '청년들이 눈이 높아 일을 안 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마주한 청년들은 노동을 기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이 일하고 싶어도 일할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고 있다.

 

단 1시간이라도 노동 시간을 늘려 생계를 유지하고 싶지만 주휴수당 리스크를 피하려는 고용 시장의 현실에 막혀 강제로 초단시간 근로를 강요 받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청년들은 일자리를 메우기 위해 남들보다 두 배, 세 배로 알바 자리를 찾아 헤매는 악순환에 빠져있다.

 

또한 초단시간 노동은 단순히 소득의 감소에만 그치지 않는다. 대다수의 주 15시간 미만 알바는 4대 보험 가입 대상에서 제외되며 퇴직금이나 실여 급여 등의 노동법적 보호망에서도 소외된다. 청년 노동의 질이 불안정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국회는 최저임금 1만원 시대 뒤에 가려진 청년들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여 고용을 활성화 할 수 있는 혜택이나 초단시간 청년 근로자를 위한 사회보험료 지원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청년서포터즈 9기 김유진 】




저작권자 © 청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로35길 4-8, 5층(당산동4가, 청년일보빌딩) 대표전화 : 02-2068-8800 l 팩스 : 02-2068-8778 l 법인명 : (주)팩트미디어(청년일보) l 제호 : 청년일보 l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6 l 등록일 : 2014-06-24 l 발행일 : 2014-06-24 | 회장 : 김희태 | 고문 : 고준호ㆍ오훈택ㆍ고봉중 | 편집국장 : 강필수 | 편집·발행인 : 김양규 청년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청년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youth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