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패러다임의 전환…'치료'에서 '예방'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대한민국에서 보건의료 패러다임은 거대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사후 치료보다 일상 속에서 위험 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예방 중심의 건강증진 체계가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이를 구축하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 자원이 바로 '의료 데이터'이다. 그러나 국민의 진료 기록, 투약 정보, 검진 결과는 여전히 각 의료기관의 폐쇄적인 전산망 속에 갇혀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개인이 정작 자신의 몸 상태를 증명하는 데이터에 온전히 접근하거나 건강 관리에 주도적으로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 파편화된 정보의 연결과 주체적인 건강 자립
이러한 단절을 해결하기 위해 대두된 개념이 바로 '보건의료 마이데이터'이다. 정부의 '건강정보고속도로' 사업을 통해 의료기관 등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개인의 의료데이터를 본인의 동의하에 손쉽게 조회, 저장하고 원하는 곳에 전송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제는 진료·투약, 건강검진, 예방접종 이력은 물론 진단 검사·수술내역 등의 정보를 일일이 찾을 필요 없이,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의 '나의건강기록' 앱 하나로 언제 어디서든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대국민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국민이 주도적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특히 누적된 검진 이력의 추이를 언제든 비교·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스스로 운동량과 생활 습관을 교정하는 주체적인 건강 자립의 길이 열린 것이다.
◆ 개방의 편익과 보안의 우려, 균형의 저울
다만 의료 데이터 활성화가 지닌 장점만큼이나 이에 따른 사회적 쟁점 역시 뜨겁다. 보건의료 데이터의 산업적 가치를 내세우며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산업계와, 가장 민감한 영역인 개인정보의 유출 및 상업적 오용을 우려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기술의 편익을 위해 보안을 타협할 수 없고, 반대로 보안만을 이유로 혁신적인 복지 서비스를 묶어 둘 수도 없는 딜레마이다. 이 저울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맹목적인 개방이나 규제 대신, 공공 영역의 철저한 제도적 안전망이 선행되어야 한다.
정부와 한국보건의료정보원 등 공공기관이 주도하여 의료기관의 전자의무기록 시스템 보안성을 검증하는 'EMR 인증제'를 내실화하고, 데이터 전송 과정의 공적 안전망을 견고히 다져 대중의 신뢰를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이유다.
◆ 더 나은 건강 사회를 위한 청년의 실천적 역할
그러나 아무리 견고한 법적·기술적 인프라가 구축되더라도, 실제 국민이 신뢰하고 활용하지 않는다면 정책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기술의 활성화는 결국 대중의 인식 변화와 올바른 소통에서 비롯된다.
이에 따라 보건의료 데이터를 일상으로 확산시키는 주체로서 청년 세대의 역할이 중요하다. 디지털 환경에 친숙하고 보건 정책의 가치를 이해한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소통할 때, 딱딱한 정책도 비로소 국민의 삶에 친근한 서비스로 안착할 수 있다.
청년들의 주도적인 관심과 소통 노력이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미래를 더욱 안전하고 건강하게 연결하는 든든한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
【 청년서포터즈 9기 박시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