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호남 반도체 투자 검토에…지방 발전 기대감 속 ·실효성 우려 "갑론을박"

등록 2026.06.25 08:00:01 수정 2026.06.25 08:00:10
이창현 기자 chlee3166@youthdaily.co.kr

삼성·SK, 수도권 넘어 호남·충청 클러스터 확대 검토
李 대통령, 청와대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회동 예정
일각, 막대한 비용·시간 소요 우려…인력 확보도 변수

 

【 청년일보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평택·용인 등 수도권을 넘어 호남권과 충청권에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지역 균형 발전에 대한 기대감과 현실적 제약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교차하고 있다.

 

이번 투자가 국가 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지만, 일각에선 전력망 등 대규모 물리적 기반 시설 구축과 인력풀 확보가 필수적인 반도체 산업 특성상 시기상조라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달 29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토 공간 대전환(지방균형국가)' 민관 합동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대규모 지방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양사는 세부안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규모 지방 투자 계획은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 과제와 맥을 같이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공언한 '성장 전략 대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조치의 일환이란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국민과 국토가 성장의 기회와 혜택을 고루 누리는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 나아가겠다"면서 "조만간 성장 전략의 대전환을 이뤄낼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국민 앞에 공개해 드릴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양사는 호남과 충청권에 조성될 반도체 클러스터에 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위한 전공정 라인과 패키징을 담당하는 후공정 공장을 동시에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전공정은 메모리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웨이퍼 위에 회로를 형성해 메모리 셀과 소자를 구현하는 단계, 후공정은 완성된 칩을 절단·패키징·검증해 실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완성하는 단계다.

 

당초 업계 안팎에선 전력·용수 등 인프라 여건을 고려해 후공정 중심의 투자를 예상했으나, 지역 내 반도체 산업 집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전공정까지 포함하는 방안이 논의되면서 투자 규모가 대폭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반도체 팹(공장) 1기를 건설하는 데만 최소 60조원이 투입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양사의 이번 전체 투자 규모는 300조~4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투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청와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회동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나 관련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호남·충청권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확대 배경에는 급증하는 AI(인공지능) 반도체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정부가 추진하는 '5극 3특'(5개 권역·3개 특별자치도) 국가균형발전전략 및 남부권 반도체 벨트 구축 사업과도 맞닿아 있다.

 

업계 안팎에선 긍정적 기대와 동시에 현실적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잖게 흘러 나온다. 반도체 패권 경쟁이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새로운 생산 거점이 될 지역에 부지를 다지고 전력망 등을 확충하다보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숙련 인력 확보가 현재로선 핵심 변수로 볼 수 있다"면서 "핵심 엔지니어풀이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인 만큼, 외부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선 정주 여건 등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호남권은 재생에너지(RE100) 달성 측면에서 명확한 장점이 있지만, 전공정 팹 유치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면서 "대규모 협력사들이 함께 내려와 생태계를 쳐주어야 하고 지역 대학과의 산학 협력을 통한 자체 인력 양성 체계를 갖추는 등 숙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번 투자 계획을 두고 기업의 자율적인 경영 판단보단 정치권의 입김이 다소 앞선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산업 입지는 철저하게 효율성과 생태계 조성 여건에 기반해야 하는 만큼, 중앙정부나 정치권이 인위적으로 개입하기보다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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