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지방 반도체 투자 가시화…균형 발전 기대 속 '정주 여건 개선' 과제

등록 2026.06.29 08:15:00 수정 2026.06.29 08:15:10
이창현 기자 chlee3166@youthdaily.co.kr

이 대통령,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 주재
지역 경제 판도 바꿀 낙수효과 전망…지역 균형 발전 기폭제 기대

 

【 청년일보 】 정부가 반도체 지방 투자 계획 발표를 할 것으로 언급되는 가운데, 재계 안팎에선 K-반도체의 영토를 비수도권까지 넓힘으로써 지역 균형 발전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흘러 나온다.

 

다만, 용인·평택 등 기존 수도권 중심의 메가 클러스터와 비교해 비수도권이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선 핵심 인력들이 정착할 수 있는 정주여건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정치권과 재계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주재한다. 이 자리에서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비롯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호남·충청권 투자 계획이 공개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프로젝트는 현 정부의 국정 기조인 국가 균형 발전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재계에서는 이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공언한 '성장 전략 대전환'을 가시화하는 핵심 실행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모든 국민과 국토가 성장의 기회와 혜택을 고루 누리는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 나아가겠다"면서 "조만간 성장 전략의 대전환을 이뤄낼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국민 앞에 공개해 드릴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특히 가장 이목이 쏠리는 부분은 투자 규모다. 당초 후공정 중심의 투자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전공정 팹(Fab·공장)까지 포함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정은 메모리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웨이퍼 위에 회로를 형성해 메모리 셀과 소자를 구현하는 단계, 후공정은 완성된 칩을 절단·패키징·검증해 실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완성하는 단계다.

 

양사가 전공정 팹 건설 방안을 확정 지을 경우, 전체 투자 규모는 수십조원에서 많게는 수백조원 단위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 같은 투자가 현실화될 시, 단순한 공장 유치를 넘어 지역 경제 판도를 바꾸는 등 낙수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나아가 이는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국가 성장축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실질적인 지역 균형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AI(인공지능) 반도체의 수요 증대로 대규모 신규 팹 건설이 시급하지만, 현재 평택과 용인 중심의 수도권 클러스터는 심각한 병목 현상에 직면해 있다"면서 "수도권은 이미 추가적인 초고압 전력망 유입과 용수 공급이 한계에 달해 팹 가동 시기가 지연될 위험이 큰 반면, 호남권은 신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와 한빛원전 등 전력 공급 여력이 상대적으로 풍부하다"고 진단했다.

 

허문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동안 반도체는 수도권 중심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이번 지방 투자로 다른 고부가가치 업종이 지방으로 갈 수 있는 물꼬를 텄다"면서 "지방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해 국가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맞아떨어지는 고무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나 관련 논의를 진행한 데 이어,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청와대 만찬 회동을 통해 반도체 지방 투자 계획과 관련해 논의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초대형 투자가 실질적인 '득(得)'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공장 유치를 넘어선 정교한 인센티브 설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교수는 "해당 지역 근무 인력에 대한 소득세 감면, 주거 및 자녀 교육 인프라 지원 등 수도권 근무가 부럽지 않을 수준의 정주여건을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면서 "송전선로, 공업용수 관로 구축 및 인허가 특례를 속도감 있게 해결해줘 기업의 재원 부담과 시간적 리스크를 최소화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자발적으로 '지방으로 가는 것이 이익'이라고 판단하게 만드는 정교한 인센티브 설계가 없다면, 이번 대규모 투자는 국가 반도체 경쟁력의 하향 평준화를 초래하는 악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허 연구위원은 "고부가가치 기업들이 지방을 가장 기피하는 원인은 전문 인력 부족"이라면서 "이를 기업 자체 조달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기업이 공동으로 머리를 맞대 인재 양성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호남 지역은 재생에너지가 풍부하기 때문에 장점으로 꼽히지만 현실적인 걸림돌도 만만치 않다"면서 "물리적 기반 시설 구축은 물론, 핵심 엔지니어풀이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인 만큼, 이들을 지방으로 유인할 정주여건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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