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당' 4社 7년 담합…공정위, 7천476억원 과징금 부과

등록 2026.07.07 12:34:11 수정 2026.07.07 12:34:11
권하영 기자 gwon27@youthdaily.co.kr

국민 먹거리 원료 담합…공정위 "물가 부담 키운 행위"
담합으로 가격 최대 73% 인상…원가 하락에도 버티기

 

【 청년일보 】 과자와 빵, 음료, 빙과류는 물론 맥주와 산업용 원재료에 사용되는 전분·전분당 가격을 7년 넘게 담합한 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부터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7일 이들 업체에 총 7천47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밀가루 가격 담합 사건(6천710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대상, 사조CPK, 삼양사, CJ제일제당 등 4개사는 지난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사업자 간 거래(B2B)에 적용되는 전분·전분당(이하 '전분당') 가격의 인상·인하 폭과 시기를 사전에 합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분당은 과자와 빵, 음료, 빙과류, 맥주 등 식품은 물론 제지와 철강 등 산업 전반에서 사용하는 핵심 원재료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가 국제 옥수수 가격 상승기에는 원가 인상분을 빠르게 판매가격에 반영하고, 가격 하락기에는 거래처의 가격 인하 요구에 대응해 인하 폭을 최소화하고 인하 시기를 최대한 늦추기로 합의한 것이 5차례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4개 전분당 업체의 경우 대형 거래처에는 일부 가격을 조정하는 대신 소규모 거래처와 대리점에는 가격을 최대한 유지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높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 협상 과정에서도 역할을 나눠 담합을 유지했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업체가 목표 가격을 제시하면 나머지 업체들은 그보다 높은 가격을 제안해 거래처가 목표 가격을 수용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공문 발송 시기와 가격 인상 폭, 환율과 원료가격 등 공문 내용까지 사전에 맞춘 뒤 실제 발송 여부까지 서로 확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번 담합이 국민 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정부는 국민 물가 안정을 위해 가공용 옥수수에 0% 할당관세를 적용해 왔지만 업체들은 가격을 공동으로 조정하면서 원가 변동 부담을 거래처에 전가했다는 것이다.

 

전쟁으로 국제 옥수수 가격이 급등했던 2022년에는 판매가격이 2018년 대비 최대 73% 상승했고, 이후 원료가격이 하락한 뒤에도 판매가격 인하는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실제 4개 전분당 업체 담합의 영향을 받은 매출 규모는 약 6조525억원에 달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과징금 부과 외에도 담합 이전 수준으로 가격을 다시 결정하도록 하는 '독자적 가격 재결정 명령'을 함께 내렸다. 또 향후 3년 동안 가격 변경 내역을 반기마다 보고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민생을 위협하는 담합행위에 대해서는 집중 감시 및 엄중한 법 집행을 통해 담합 유인이 실질적으로 차단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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