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의 남양유업 인수 이후 경영 정상화 사례가 학술 논문으로 발표됐다.
서강대학교 장영균 교수와 한성대학교 정라미 교수 연구팀은 한앤컴퍼니의 남양유업 인수 이후 경영 정상화 과정을 분석한 사례 연구를 『경영컨설팅연구』(제26권 제2호)에 게재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는 남양유업의 경영 정상화 과정을 '평판 회복' 관점에서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2010년대 이후 윤리 이슈와 소비자 신뢰 하락, 경영성과 악화 등을 겪었으며, 2021년 경영권 매각에 이르렀다. 연구진은 이를 단순한 기업 매각이 아니라 ’평판 비용(Reputation Costs)’이 지배구조 변화로 이어진 대표 사례로 분석했다. 소비자 불매, 투자자 신뢰 저하, 규제 비용 증가, 조직 신뢰 약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기업 위기를 심화시켰다는 것이다.
논문은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한앤코가 창업주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와 누적된 윤리 리스크를 기업 위기의 핵심 원인으로 진단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제품 경쟁력은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지배구조 혁신과 전문경영 체계 구축을 통해 기업가치를 회복할 수 있다는 투자 논리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이를 ‘신뢰 회복을 통한 기업가치 재평가’ 전략으로 해석했다.
인수 이후 한앤코는 지배구조와 조직 운영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창업주 일가는 경영에서 물러났고, 내부 전문경영인을 대표집행임원으로 선임해 전문경영체제를 구축했다. 조직은 기능별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편됐으며, 준법경영실과 외부 전문가 중심의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신설해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했다. 이사회 역시 사외이사 중심으로 개편해 의사결정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였다.
연구진은 한앤코의 조직문화 혁신도 핵심 변화로 꼽았다. 성과 중심의 폐쇄적 조직문화에서 벗어나 윤리와 협력을 중시하는 조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윤리경영 헌장을 제정하고 내부 신고제도와 공익제보 절차를 마련했다. 특히 비리 제보가 회사 내부가 아닌 한앤코로 직접 접수되도록 설계해 독립성을 확보했으며, 인사·평가 체계에도 윤리성과 사회적 책임 요소를 반영했다. 일방향 의사결정 구조를 양방향 소통 체계로 전환하는 등 조직문화 전반의 혁신도 추진했다고 분석했다.
외부 이해관계자와의 신뢰 회복 노력도 주요 사례로 제시됐다. 남양유업은 '공정유통선언'을 발표하고 대리점 계약 구조를 개선했으며, 공정거래 표준계약서 도입과 상시 협의체 운영 등을 통해 협력사와의 관계를 재정립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남양유업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대리점 동행기업'에 3년 연속 선정됐으며, 국민권익위원회가 추진하는 윤리경영 자율준수 프로그램(K-CP)을 도입하는 등 준법 및 내부통제 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했다.
경영 성과도 단계적으로 개선됐다. 남양유업은 한앤컴퍼니 인수 해인 2024년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연결 기준 매출 9천141억원, 영업이익 52억원을 기록하며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2천252억원, 영업이익 5억원, 당기순이익 63억원을 기록했다. ESG 평가에서는 환경(E) 등급이 B+에서 A로, 사회(S) 등급이 A에서 A+로 상향됐다.
연구진은 이번 사례가 지배구조 개선과 조직문화 변화, 이해관계자 신뢰 회복이 경영성과 개선으로 이어진 사례라고 평가했다. 또한 외부 투자자의 전략적 개입이 기업 정상화와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영균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그동안 사모펀드는 비용 절감이나 재무적 성과 개선 중심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연구는 기업의 신뢰와 평판, 지배구조 회복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한앤컴퍼니의 남양유업 사례는 외부 투자자본이 기업 정상화와 장기적 가치 회복을 이끄는 새로운 역할을 제시한 대표 사례"라고 전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