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궁금한 공군] (22) 공병장비운전... 활주로 위의 '중장비 스페셜리스트'

등록 2026.08.01 08:00:01 수정 2026.08.01 08:00:09
강필수 기자 pskang@youthdaily.co.kr

굴착기·로더 등 운용해 기지 공사·제설·피해복구 수행
복무 중 건설기계 자격 취득…중장비 실무 역량 축적

 

【 청년일보 】 '대한민국을 지키는 가장 높은 힘'

 

공군의 구호는 사회라는 활주로를 박차고 뛰어올라 더 나은 내일로 높이 비상하려는 청년들이 보여주는 간절하고 치열한 도전의 모습을 담고 있다. 청년들 사이에서 공군은 종종 안정적인 복무 환경, 높은 수준의 복지, 긴 휴가 기간과 같은 조건으로 각인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공군의 진면목을 설명할 수 없다.

 

공군병의 21개월부터 조종장교의 15년까지, 의무복무의 시간은 한 청년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무게를 지닌다. 이 시간 속에서 청년들은 국방의 의무를 넘어, 인생의 자산을 설계하고 단련에 매진한다. 청년일보는 [청년이 궁금한 공군] 연재로 공군이 수행하는 임무와 현장, 특기와 조직, 그리고 그 시간이 청년의 삶과 커리어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조명한다. [편집자 주]

 

◆ 수십 톤 강철로 기지의 길을 다지는 특기

 

전투기의 이륙은 활주로에서 시작되고, 활주로는 중장비의 손끝에서 완성된다. 공병장비운전 특기는 굴착기와 같은 건설기계를 조종해 비행단의 토대를 다지는 임무를 수행한다. 병무청 등에 따르면 공병장비운전 특기는 기지 내 시설 유지보수와 각종 공사, 활주로 피해복구 훈련, 제설작전, 활주로 이물질(FO, Foreign Object) 제거 작업 등을 담당한다.

 

부대와 소속에 따라 건설장비반, 중기반, 기지건설반 등으로 불리며 굴삭기, 로더, 그레이더, 도저, 15톤 덤프트럭, 지게차, 활주로 진공 청소차 등 다양한 건설기계를 운용한다. 활주로 위의 볼트 하나, 돌멩이 하나도 항공기 엔진에 빨려 들어가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사소해 보이는 이물질 제거 작업이 항공작전의 안전과 직결되는 일상 임무인 이유다.

 

공병장비운전 특기의 정체성은 이중적이다. 모집은 2종 보통 이상 운전면허(자동 변속기 면허 제외) 소지자가 지원하는 차량운전 직종에서 이뤄지지만, 공병 병과 소속으로 공병대대에서 복무하게 된다. 이 특기는 2019년 기지건설장비운전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운전대를 잡는 수송의 기술과 기지를 짓는 공병의 임무가 하나의 특기로 융합된 모습이다.

 

◆ 겨울 새벽 활주로, 눈과 벌이는 시간 싸움

 

공병장비운전 특기의 진가는 겨울에 드러난다. 활주로 위에 쌓인 눈은 곧 항공작전의 중단을 의미한다. 폭설이 내린 새벽, 제설 장비를 몰고 가장 먼저 활주로로 나서는 이들이 공병장비운전 장병들이다. 전투기의 이착륙 시간에 맞춰 눈을 걷어내는 제설작전은 분초를 다투는 시간 싸움이자, 이 특기가 영공 방위에 기여하는 가장 선명한 장면이다.

 

평시의 일과는 기지 곳곳의 현장으로 이어진다. 배수로를 정비하고 도로를 보수하며 자재를 운반하는 일상 속에서 장병들은 장비 조작의 감각과 안전 수칙을 몸에 새긴다.

 

전시 상황을 가정한 활주로 피해복구 훈련에서도 이들은 중심에 선다. 토목건축 특기가 파손된 포장면을 평가하고 복구 공정을 관리한다면, 공병장비운전 특기는 굴착기와 로더로 잔해를 걷어내고 복구 자재를 옮기는 실행의 손이 된다. 두 특기가 한 팀을 이뤄 전투기가 다시 달릴 길을 여는 것이다.

 

◆ 면허와 경력, 두 개의 무기로 남는 21개월

 

청년들에게 공병장비운전 특기는 군 복무 기간을 중장비 조종 경력의 언어로 번역할 수 있는 자산이다. 매일 장비에 오르는 일상 자체가 실기 훈련이 되고, 여가 시간을 활용해 굴착기운전기능사 등 건설기계 관련 국가기술자격 취득에 도전할 수 있다. 장비를 다루는 특기의 성격상 안전 교육과 정비 점검이 일과에 함께 녹아 있어, 기계를 이해하는 눈까지 갖추게 된다.

 

산업 현장의 수요도 뚜렷하다. 건설·물류·플랜트 현장의 중장비 조종 인력은 고령화로 젊은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역 후 건설기계 조종사로 진로를 잡거나 중장비 기사로 경력을 쌓으려는 청년에게 이 특기는 확실한 출발점이 된다. 복무를 마친 청년의 손에는 면허와 실무 경험이라는 두 개의 무기가 남는다.

 


【 청년일보=강필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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