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 원료의약품 시장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기존 제네릭(복제약) 원료 사업에서 벗어나, 기술 장벽이 높고 부가가치가 큰 리보핵산(RNA)과 항체약물접합체(ADC)를 중심으로 설비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5년 의약품 생산 실적은 33조8천466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3.0% 증가한 수치다.
수출액은 전년보다 12.4% 오른 104억3천800만달러(약 15조5천억원)였다. 바이오 의약품이 수출을 이끌었다. 특히 유전자 재조합 의약품의 경우 생산액이 14.2% 증가해 4조원을 넘어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지난해 바이오 의약품 생산 증가는 유전자 재조합 의약품 중심의 생산이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며 "유전자 재조합 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유전자 재조합 의약품 선두주자로 꼽히는 RNA와 ADC를 주목한다. 먼저 RNA는 세포 내에서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의 생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거나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도록 유도하는 유전자 치료제다. 기존 화합물 의약품으로 표적하기 어려웠던 희귀 질환과 만성 질환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ADC는 암세포를 찾아가는 항체에 강력한 암세포 살상 능력을 가진 약물(페이로드)을 링커(Linker)로 연결한 3세대 항암 기술이다. 유도미사일처럼 정상 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기 때문에 약효는 극대화되고 부작용은 최소화된다.
이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RNA와 ADC라는 고부가가치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
에스티팜은 기존 저분자 API 중심에서 RNA 치료제의 핵심 원료인 올리고 CDMO로 사업 체질을 전환했다. 지난해 증설한 제2올리고동의 가동률이 이미 60%를 넘어서며 추가 증설을 적극 검토 중이다.
경보제약은 충남 아산에 ADC 전용 생산공장을 건설하며 ADC CDMO를 신성장축으로 낙점했다. 독성이 강한 페이로드와 이를 항체에 연결하는 링커 기술부터 완제의약품 생산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한미정밀화학은 한미약품의 비만·대사질환 펩타이드 신약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펩타이드와 ADC 링커 등 고부가 소재 CDMO 시장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제네릭(복제약)에 쓰이는 일반 원료 분야에서는 중국과 인도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며 경쟁력을 얻기 어려워졌다"며 "RNA, ADC처럼 기술 난도가 높고 수요가 늘어나는 고부가가치 원료에서 수출 기회를 찾아야 한다. 앞으로 2~3년 내에 한국은 글로벌 고부가가치 의약품 생산의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맹봉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