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주요 유통업체들의 2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이 잇따르면서 업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여름철 계절 특수와 홈플러스 반사효과, 소비 트렌드 변화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를 장기 성장으로 이어가기 위한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각종 평가 기관들은 주요 유통업체가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부터 시작된 긍정적 흐름이 2분기에도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라면서 "고물가, 내수 부진 등은 여전하지만, 이와 같은 경제 상황에 맞춰 새로운 소비 문화가 나름대로 자리 잡아 가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주요 증권사들은 유통업체들의 이번 분기 실적이 1분기 때와 같거나 이보다 상회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먼저 교보증권은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2분기 연결 매출 2조4천180억원과 영업이익 7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5.6%, 6.5% 증가한 수치다. 교보증권은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지만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840억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또한 BGF리테일의 편의점 동일점 성장률이 4.0%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는 대신 우량 점포 중심의 출점을 이어가는 가운데 소비심리 회복과 우호적인 날씨가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가공식품과 식재료 판매가 성장세를 이끌었으며, 1~2인 가구 증가에 대응해 CU 스마트그로서리 확대 등 장보기 수요 흡수 전략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외국인 소비 확대도 성장 요인으로 꼽혔다. 교보증권은 BGF리테일의 외국인 매출이 올해 1분기 52.1% 증가한 데 이어 6월에는 약 60%까지 성장률이 확대된 것으로 추정했다. 현금 결제를 제외한 외국인 매출 비중도 1분기 1.6%에서 6월에는 2%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했다.
편의점 GS25, 기업형 슈퍼마켓(이하 SSM) GS더프레시, 홈쇼핑 GS샵 등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의 2분기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교보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GS리테일의 2분기 연결 매출은 3조1천4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영업이익은 1천23억원으로 21.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GS리테일은 이른 무더위로 음료 판매가 크게 늘었고 신선식품 판매도 호조를 보이면서 편의점 기존점 성장률이 5%를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1분기 수익성을 떨어뜨렸던 저마진 상품 판매 비중이 줄어든 점도 이익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수퍼 사업은 기존점 성장세가 이어진 데다 홈플러스 점포 폐점에 따른 반사효과를 일부 누렸고, 홈쇼핑은 고마진 상품 중심 편성 전략을 유지하면서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평가됐다. 교보증권은 편의점 수익성 개선과 수퍼 회복, 홈쇼핑 체질 개선 등 전 사업부의 실적 개선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마트의 경우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먼저 IBK투자증권은 이마트의 2분기 연결 매출을 7조1519억원, 영업이익을 673억원으로 추산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211.6% 증가하는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마트의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을 177억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4% 감소한 수치다. 금융권은 공통적으로 이번 2분기 실적에 지난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시 불거졌던 '탱크데이' 논란에 의한 단기적 매출 손실분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주요 유통 채널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 금융권은 이마트 본업 회복과 주요 사업부의 비용 절감 등이 이마트의 성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SSG닷컴과 G마켓의 영업 손실 축소도 이와 같은 결과에 힘을 더하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업계에서는 유통업계가 기나긴 '혹한기'를 마치고 다시 한 번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낼 수 있던 요인으로 ▲여름철 특수 ▲홈플러스 사태에 의한 반사 이익 ▲경기부진 지속에 따른 신(新) 소비문화 정착 등을 꼽고 있다.
먼저 이른 무더위가 편의점과 대형마트의 계절 수요를 크게 끌어올렸다.
올해는 예년보다 무더위가 빨리 시작되면서 음료와 아이스크림, 주류, 냉장·냉동식품 등 여름철 대표 상품 판매가 빠르게 증가했다. 여기에 보양식과 캠핑, 나들이 관련 상품 수요까지 늘면서 편의점과 대형마트 모두 객단가 상승 효과를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편의점의 경우 얼음컵과 즉석음용(RTD) 음료, 맥주, 간편식 판매가 크게 늘었고, 대형마트 역시 수박과 복숭아 등 제철 과일과 육류, 델리 상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기존점 매출 증가에 힘을 보탰다.
두 번째 요인으로는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이 거론된다.
홈플러스의 상품 수급 차질과 일부 점포 운영 불안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경쟁 유통채널로 이동한 영향이다. 특히 SSM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 근거리 채널을 중심으로 고객 유입이 증가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도 GS더프레시를 비롯한 SSM 사업부가 기존점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홈플러스 점포 이용객 일부를 흡수하며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마트 역시 본업 경쟁력 회복과 함께 일부 고객 유입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방식 자체가 변화한 점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소비 위축이 유통업체 실적 감소로 직결됐지만 최근에는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자리 잡으면서 할인 행사와 자체브랜드(PB), 초저가 상품, 소용량 상품 등을 중심으로 구매가 집중되고 있다. 이에 맞춰 유통업체들도 장보기 기능을 강화하고 PB 상품을 확대하는 등 소비 패턴 변화에 적극 대응하면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편의점은 간편식과 신선식품을 확대하며 '근거리 장보기' 수요를 흡수했고, 대형마트 역시 PB 상품과 자체 할인 행사, 회원제 혜택을 강화하며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에 대응했다. 이커머스 역시 초저가 행사와 멤버십 혜택을 확대하며 충성 고객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실적 개선 요인 가운데 상당수가 계절적 특수와 경쟁사 이슈에 따른 외부 변수인 만큼 장기적인 성장 동력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2분기 실적 개선에는 이른 무더위에 따른 계절 특수와 홈플러스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이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러한 요인은 일회성 성격이 강한 만큼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PB 상품 경쟁력 강화와 비용 효율화, 멤버십 확대 등 자체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내수 회복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정통한 한 학계 인사는 "최근 유통업계는 단순히 소비 회복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변화한 소비 패턴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근거리 장보기 수요 확대와 자체 브랜드(PB), 신선식품 경쟁력, AI 기반 운영 효율화 등 소비자 체감 가치를 높이는 투자가 지속돼야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계절 특수나 경쟁사 이슈에 따른 반사효과에 의존하기보다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로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향후 실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