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SK하이닉스가 이달 말 올해 2분기 성적표를 공개한다. 업계 안팎에선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최근 증권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반도체 고점론(피크아웃)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지 적잖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29일 오전 투자자와 언론사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한다고 공시했다. 설명회는 콘퍼런스콜(전화회의) 방식으로 진행되며,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질의응답 세션이 이어질 예정이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가 직전 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64조4천5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인 1분기 영업이익(37조6천103억원) 대비 71.4%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 전망치 역시 84조2천177억원으로, 지난 1분기 매출(52조5천763억원)과 비교해 60.2%가량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이 같은 호실적의 배경으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확대와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급증이 꼽힌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가격 동반 상승도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강한 메모리 가격 흐름 속에서 SK하이닉스는 HBM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일반 D램 가격 상승 폭 자체는 경쟁사들보다 낮은 편"이라면서도 "다만, HBM을 필두로 고사양 D램 및 eSSD(기업용 SSD) 중심의 제품 믹스를 기반으로 높은 수익성을 시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시장 안팎에서 언급되고 있는 '반도체 피크아웃' 경고등과 맞물려 일부 증권사는 SK하이닉스의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대비 12% 하향한 62조3천억원으로 조정했고, 한국투자증권 역시 시장 기대치(컨센서스 65조원)를 8% 밑도는 60조4천억원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반도체 업계 및 학계에선 이러한 우려에 대해 다소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기술적 패러다임과 실질적인 전방 수요를 고려할 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에이전틱 AI 시대에서 D램과 HBM 같은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기술적 관점에서의 성장세를 강조했다.
이어 "실질적인 수요가 견조하고 우리 기업들이 기술 경쟁력을 쥐고 있는 만큼, 향후 매출이나 영업이익 규모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범용 메모리와 달리 HBM은 빅테크 기업들의 사전 요청에 따라 생산되는 구조로, 이미 장기적으로 예정된 주문 물량이 내년까지 어느 정도 유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현재의 AI 기술은 학습과 추론 단계를 넘어 인간처럼 사고하는 수준으로 도약(점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만약 이 단계로의 기술적 도약이 정체되고 현재 수준에 머무르게 된다면, 향후 HBM을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기대만큼 크게 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아직 예단할 수 없지만, 현시점에서 벌써 피크아웃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