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외국인 방문객 증가와 명품 수요 확대 등의 영향으로 백화점 업계의 2분기 실적 역시 견조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소비 양극화 심화에 따라 백화점 업계의 실적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지나친 외국인·명품 의존 구조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 업체들은 올해 1분기 각각 견조한 실적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인 매출 3조5천816억원과 영업이익 2천52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 70.6% 증가했다.
신세계는 올해 1분기 3조2천144억원의 매출과 1천97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7%, 49.5% 증가한 수치다.
현대백화점은 매출 9천501억원과 영업이익 98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3.5%, 12.2% 감소했다. 다만 백화점 부문 매출은 6천325억원, 영업이익은 1천358억원을 기록하며 2024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7.4%, 39.7% 증가했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입증했다.
증권가에서는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이 2분기에도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2분기 3조5천603억원의 매출과 1천88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3%, 영업이익은 168.9% 증가한 수치다. 또한 증권가는 2분기 롯데백화점의 매출 증가율을 14~15% 수준으로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세계의 올해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1조7천948억원, 영업이익 1천484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0%, 영업이익은 97.0% 증가한 수치다.
또한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1조102억원(전년 동기 대비 -6.5%), 영업이익 860억원(-1.1%)이다. 다만 이는 지누스의 일회성 이익(반덤핑관세 충당금 환입 199억원)이 반영된 수치로, 이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수준이라고 신한투자증권은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주요 백화점들의 2분기 견조한 실적이 예상되는 이유로 ▲외국인 방문객 증가 ▲명품 수요 증가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 효과 등을 거론하고 있다.
먼저 외국인 방문객 증가세는 백화점 업계의 실적 개선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거론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중 지난해 연간 외국인 매출(7천348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르면 올해 3분기 업계 최초로 외국인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세계백화점의 상반기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한 5천8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미 지난해 연간 외국인 매출(6천500억원)에 근접한 수준으로, 올해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상반기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증가한 5천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올해 처음으로 외국인 연매출 1조원 달성이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의 단순한 양적 증가뿐 아니라 질적 변화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중국인 중심이었던 외국인 방문객이 일본·미국 관광객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매출이 중국인 관광객에 집중될 경우 다양한 외교적 현안에 따라 매출이 급감할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를 항상 떠안아야 한다"며 "외국인 고객 구성이 다변화되면 이 같은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고, 이들의 수요를 반영해 상품과 브랜드 역시 다양해질 수 있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 양극화에 따른 명품 수요 증가도 백화점 업계의 실적 개선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소비 양극화와 명품 수요 증가는 소득 격차 확대와 심리적 보상 심리가 결합된 결과로 설명된다. 일상적인 소비는 극도로 절약하는 대신 고가의 명품에는 과감하게 지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며, 이러한 소비 성향이 두 현상의 상관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양극화로 인해 자산이 늘어난 고소득층은 비교적 경제적 타격을 적게 받아 명품의 주 소비층으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의 안정적인 구매력은 역설적으로 백화점 명품 시장의 전반적인 매출 증가와 브랜드 가치를 견인하고 있다.
외국인 방문객에게도 한국 명품 시장은 매력적인 소비 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 원화 가치 하락으로 한국 내 명품 브랜드의 가격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중국·일본·미주·유럽 관광객의 백화점 명품 구매가 크게 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분기 동안 외국인 방문객에 의한 명품 소비가 크게 늘었다"며 "과거에는 국내 소비자 중심으로 명품 브랜드 구색을 구성했다면 최근에는 외국인 방문객의 수요 역시 브랜드 선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 효과 역시 백화점 실적 호조세를 뒷받침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보유 주식의 가치가 상승하면 가계의 실질적인 부가 증가한 것으로 인식돼 명품 등 고가 제품에 대한 소비 지출이 늘어나는 선순환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이러한 구조는 내수 촉진과 실질 가처분소득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명품 등 사치재에 대한 소비를 더욱 늘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주요 경제단체의 한 전문가는 "최근 주식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일반 소비자들의 실질 가처분소득 역시 증가하는 추이를 예상할 수 있다"며 "물론 주식시장 상승세가 비교적 짧은 기간에 나타난 만큼 장기적인 소비 패턴 변화는 지켜봐야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백화점 명품 시장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백화점 업계의 실적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지나친 매출 편중 구조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고 있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백화점 업계는 소비 양극화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높은 업종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명품 판매 호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2분기에도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원화 약세와 K-콘텐츠 인기에 따른 관광객 유입 확대는 백화점 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다만 외국인 소비와 명품 카테고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환율이나 글로벌 경기, 외교 변수 등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VIP 고객 확대와 함께 식음료(F&B), 콘텐츠, 체험형 공간 등 비명품 카테고리의 경쟁력을 높여 매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의 한 연구원은 "최근 백화점은 단순히 명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관광과 문화, 미식 콘텐츠를 함께 소비하는 복합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끄는 것은 분명하지만 특정 국가 관광객이나 명품 브랜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는 장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에는 럭셔리 브랜드뿐 아니라 K-패션과 K-뷰티, 식음료, 체험형 콘텐츠 등을 함께 강화해 외국인 고객의 체류시간과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결국 백화점의 경쟁력은 얼마나 다양한 소비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소비 양극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한 백화점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명품 중심 성장과 함께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것이 향후 실적을 좌우할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