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넘어 '맛'으로 승부…편의점업계, 간편식 리뉴얼 경쟁 본격화

등록 2026.07.17 08:00:02 수정 2026.07.17 08:01:13
김원빈 기자 uoswbw@youthdaily.co.kr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품질 혁신 가속
원재료·제조공정 개선으로 프리미엄 간편식 확대
전문가 "가격보다 맛·품질이 경쟁력 좌우할 것"

 

【 청년일보 】 편의점 업계가 대표 간편식(Fresh Food) 상품을 잇달아 리뉴얼하며 품질 경쟁에 나서고 있다. 과거 가격과 양 중심이었던 경쟁에서 벗어나 원재료와 제조 공정, 식감 개선 등 상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경쟁 구도가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편의점 업체들은 최근 삼각김밥과 김밥, 샌드위치, 도시락 등 핵심 간편식 상품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품질 개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편의점 간편식을 단순한 '끼니 해결용'이 아닌 하나의 식사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맛과 품질을 높이기 위한 투자가 확대되는 추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간편식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단순히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만으로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려워졌다"며 "최근에는 원재료와 제조 공정까지 전면적으로 개선하는 리뉴얼을 통해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재구매율을 끌어올리는 전략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편의점 업계는 올해 들어 대표 간편식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대규모 품질 개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단순히 새로운 메뉴를 출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인기 상품까지 전면 리뉴얼하거나 프리미엄 라인을 확대하며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먼저 CU는 기존 간편식 브랜드 'PBICK 더 키친'을 한 단계 고급화한 프리미엄 간편식 라인 'PBICK 더 키친 특식선언'을 새롭게 선보였다. 원재료 개선 중심의 리뉴얼을 넘어 편의점에서는 접하기 어려웠던 메뉴를 도입하며 프리미엄 수요 공략에 나선 것이다.

 

첫 라인업으로는 LA갈비 특선 도시락과 매콤 쭈꾸미 특선 도시락을 출시했다. LA갈비와 소불고기, 쭈꾸미 등 외식 메뉴를 도시락 형태로 구현하고 반찬 구성도 다양화해 전문점 수준의 한 끼 식사를 지향했다. 직접 조리하기 번거로운 메뉴를 간편하게 즐기려는 소비자와 1인 가구 수요를 동시에 겨냥한 전략이다.

 

샌드위치 상품도 기능성과 식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CU는 최근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 '히팅 샌드위치' 시리즈를 선보이며 기존 콜드 샌드위치와 차별화에 나섰다.

 

히팅 샌드위치는 따뜻하게 데웠을 때 더욱 쫄깃하고 고소한 식감을 구현하는 전용 '히팅 빵'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약 1년간 개발한 히팅 빵은 데워도 쉽게 눅눅해지지 않도록 설계됐으며, 스페인산 올리브유와 통밀 발효종 등을 활용해 촉촉함과 풍미를 높였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지난 5월 말 출시된 히팅 샌드위치는 한 달여 만에 누적 판매량 40만 개를 돌파했다. CU는 핫브레드 매출이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등 따뜻하게 먹는 베이커리 수요가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해 해당 상품군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도시락과 샌드위치뿐 아니라 김밥 라인업도 세분화했다. 한입 크기로 지름을 줄인 '한입 쏙 스팸 계란 김밥'과 일반 김밥보다 양을 줄인 '참치 샐러드 5조각 김밥' 등을 선보이며 다양한 식사량과 소비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상품 구성을 확대했다.

 

특히 1인 가구와 다이어트 수요 등을 고려해 상품 크기와 구성을 세분화하며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다.

 

GS25는 간편식 품질 혁신 프로젝트인 '풀체인지 리뉴얼'을 통해 샌드위치를 전면 개편했다. 앞서 김밥과 삼각김밥 리뉴얼을 진행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샌드위치를 시작으로 도시락과 햄버거까지 품질 혁신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리뉴얼에서는 포스트바이오틱스를 적용한 샌드위치 전용 식빵을 새롭게 개발하고 통식빵 절단 공정을 도입해 시간이 지나도 촉촉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한 식빵 가장자리까지 토핑을 빈틈없이 채우고 수분 발생을 줄인 원재료를 적용하는 등 첫 입부터 마지막 한 입까지 맛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리뉴얼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가장 먼저 출시된 '아이돌인기샌드위치', '아이돌유닛샌드위치', '햄치게샌드위치' 3종은 리뉴얼 이전보다 매출이 약 20% 증가했으며 현재 샌드위치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삼각김밥과 김밥의 핵심 경쟁력인 밥과 김의 식감 개선에 집중했다. 편의점 삼각김밥의 대표적인 불편 요소였던 '차가우면 밥이 딱딱해지고 데우면 김이 눅눅해지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술력을 집중했다.

 

세븐일레븐은 자체 '라이스 프로젝트'를 통해 냉장 상태에서도 밥의 찰기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한 '올 뉴 삼각김밥'을 선보였다. 여기에 과열수증기 공법을 적용한 김과 참기름 함량 확대 등을 통해 바삭한 식감과 풍미도 개선했다.

 

리뉴얼 이후 약 6주 동안 '올 뉴 삼각김밥' 시리즈는 누적 판매량 360만 개를 돌파했으며 관련 카테고리 매출도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김밥 상품에도 동일한 기술을 적용하며 품질 혁신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24 역시 삼각김밥 전 상품을 대상으로 핵심 원재료 중심의 리뉴얼을 단행했다. 가격 인상 없이 품질을 높여 소비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맛의 변화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김에는 참기름 사용량을 기존보다 2.4배 늘리고 밥에는 통깨를 증량했다. 참치마요에는 동원참치를 적용했으며 불고기와 제육 등 육류가 들어가는 상품에는 국내산 한돈 양념육을 사용하는 등 주요 원재료를 전면 업그레이드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 편의점 간편식에 대한 소비자 기대 수준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을 꼽고 있다.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외식 대신 편의점 간편식으로 한 끼를 해결하는 소비자가 늘었고, 그만큼 맛과 품질에 대한 요구도 함께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가격이나 양이 구매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면 최근에는 같은 가격이라도 얼마나 맛있고 품질이 좋은지가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되고 있다"며 "간편식은 이미 편의점의 핵심 집객 상품으로 자리 잡은 만큼 앞으로도 품질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종사자는 "편의점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신규 점포 확대만으로 성장하기 어려워졌고 기존 고객의 구매 빈도와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이 중요해졌다"며 "간편식 품질 개선과 프리미엄 상품 확대는 자체브랜드(PB) 경쟁력 강화와 함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대표적인 투자 영역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에는 AI 기반 수요 예측과 제조 공정 혁신, 프리미엄 원재료 확대 등이 접목되면서 편의점 간편식 경쟁도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품질과 미식 경험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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