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미국이 5개월째 이어지는 이란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선택지로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다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상황실에서 참모들과 대규모 공세 방안을 논의했으며, 이란의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 점령을 포함한 군사 옵션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지상군 투입은 전면전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 미군 피해와 국제 원유시장 충격 등 부담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15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 상황실 회의에서 참모들로부터 이란에 대한 지상군 투입 작전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현재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 집중된 군사작전 범위를 확대해 대규모 공세를 펼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검토 대상이 ▲공습 강화 ▲지하 핵시설 공격 ▲호르무즈 해협 인근 섬 점령 등 크게 3가지라고 전했다.
가장 주목받는 지상군 투입 목표는 하르그섬이다. 이 섬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북서쪽으로 약 483㎞, 이란 본토 해안에서 약 25㎞ 떨어진 곳으로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이란 원유 수출 물량의 상당 부분이 이곳 터미널을 통해 처리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초기부터 하르그섬 점령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미군은 이 섬의 군사시설을 공격했지만, 국제유가 불안과 전후 복구 문제 등을 고려해 원유 관련 시설은 표적으로 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인터뷰에서 하르그섬 지상군 투입 여부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그들을 충분히 약화하고 밀어낸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르그섬 외에도 아부무사, 대툰브, 소툰브 등 호르무즈 해협 주변 전략적 요충지를 점령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미국이 이 지역을 장악할 경우 이란의 해협 통제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지상군 투입은 미국에도 상당한 위험 부담이 따른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처럼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작전 과정에서 미군 사상자가 발생할 경우 미국 내 반전 여론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등 비대칭 전력은 주요 변수다. 로버트 하워드 전 미 해군 중장은 "미군이 섬에 주둔한 상태에서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는 상황"을 가장 큰 위험으로 꼽으며 점령보다 유지가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상군 투입 외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핵시설 타격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이른바 '곡괭이산'(Pickaxe mountain) 지하 핵시설은 지하 깊숙한 곳에 건설된 시설로, 지난해 사용한 벙커버스터 공격 재개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지만 해당 시설은 기존 공격 대상이었던 나탄즈·포르도 핵시설보다 더 깊은 곳에 위치해 있어 공격 성공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고한 발전소·교량 공격 역시 선택지로 거론되지만, 민간 기반시설 공격에 따른 국제법 위반 논란과 외교적 부담이 뒤따를 수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군사적 압박과 동시에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과 합의가 막판에 무산됐다고 밝힌 이후에도 "합의가 가능하다"며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전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강도 높은 압박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는 최근 연설에서 "우리는 곧 이란을 패배시킬 것"이라며 전쟁 종결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