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금융권의 시니어 고객 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과거 예·적금과 연금상품 판매에 집중했던 금융사들은 최근 자산관리(WM), 상속·증여 컨설팅, 금융교육, 디지털 지원, 보이스피싱 예방, 요양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종합 서비스로 경쟁 영역을 넓히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과 금융그룹은 고령층을 미래 핵심 고객으로 보고 은퇴 이후 생애주기에 맞춘 서비스를 잇달아 확대하고 있다. 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중심으로 장기 거래를 유도하는 동시에 비이자 수익 기반을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경쟁의 무게중심은 상품 판매 위주에서 종합 자산관리로 이동하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연금과 신탁, 세무, 상속·증여 상담을 연계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으며, 프라이빗뱅커(PB)를 통한 맞춤형 포트폴리오 상담도 확대하는 추세다. 장기간 거래가 가능한 연금 고객을 확보해 다양한 금융서비스로 연결하려는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시니어 특화 브랜드 '하나더넥스트'를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민간 주택연금과 신탁 서비스를 확대하는 한편 시니어 전용 상담 공간을 늘리고 있으며, 요양 자회사 설립을 통해 돌봄 서비스까지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금융과 복지를 결합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활발하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금융교육 공간인 '신한 학이재'를 통해 시니어와 퇴직공무원을 대상으로 모바일 금융과 인공지능(AI) 활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금융사기 예방과 자산관리 교육도 함께 운영하며 디지털 금융환경 적응을 지원하고 있다.
NH농협은행 역시 시니어를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최근 경기 안성지역 만 6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NH시니어 스마트 금융 아카데미'를 개최해 키오스크 사용법과 기초 AI 활용법 등을 교육했으며, 금융사기 예방과 보이스피싱 대응 요령도 함께 안내했다. 디지털 금융환경 변화에 어려움을 겪는 시니어의 금융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또 NH농협은행 경북영업부는 안동시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찾아가는 시니어 금융사기 예방 교육'을 실시해 실제 사례를 들어 범죄 수법을 알리고, 피해 발생 전·후 행동요령 및 대응 방법을 고령층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금융사기 피해 예방을 위한 지원책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도 시니어 특화 서비스가 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최근 자산 승계와 상속·증여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해 은퇴 이후 자산 이전과 신탁 활용 방안을 소개했다. 단순 상품 설명을 넘어 법률과 세무를 접목한 종합 컨설팅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고객 니즈를 반영한 차별화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통해 든든한 평생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앞으로 시니어 전략이 단순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넘어 생애주기 전반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금과 상속, 신탁은 물론 금융교육과 디지털 지원, 보이스피싱 예방까지 아우르는 종합 서비스 경쟁이 금융권의 새로운 화두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니어 고객들의 금융 수요가 자산관리에서 생활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금융사들도 종합 서비스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앞으로는 상품 경쟁보다 고객 경험과 비금융 서비스를 결합한 차별화 전략이 시니어 시장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주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