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정부가 건설경기 부양을 위한 대대적인 공급 대책과 가계부채 억제를 위한 고강도 금융 규제 카드를 함께 내놓았다. 3기 신도시 조기 착공 등으로 침체된 경기 정면 돌파를 선언했으나, 동시에 주담대 총량 규제와 전세대출 보증비율 축소 등 돈줄 죄기 기조가 강력히 작동하면서 공급 촉진책과 수요 제어책이 현장에서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가계부채 누적을 억제하고자 부동산 관련 대출과 보증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이른바 '부동산·금융 절연' 기조를 제시했다.
투기 성향을 띠는 비거주 1주택자의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도 점진적으로 확대해 규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로 했다.
위험도가 높은 주택담보대출에는 금융사의 자본 추가 적립 의무를 부과하고, 서민과 취약계층의 주거 지원 목적을 제외한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현행 수도권·규제지역 80%, 비수도권 90% 체계에서 추가로 낮추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정책 보증을 축소하기로 했다.
아울러 기금 대출과 시중 은행 주담대 금리 간의 적정 금리차를 유지해 대출 쏠림 현상을 방지하고, 디딤돌과 버팀목 등 부동산 정책 대출의 총량 관리도 대폭 강화했다.
반면 공급 부문에서는 가용한 정책 수단을 동원해 속도전을 벌이기로 했다. 정부는 하반기 남양주 왕숙 6천800호, 인천 계양 1천100호 등을 포함해 3기 신도시 1만2천호를 착공한다는 방침이다. 태릉과 성남 등 주요 도심 부지의 주택 공급 착공 시점은 기존 2030년에서 2029년으로 1년 단축해 하반기 중 부지 사전조사와 이전 계획 수립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리모델링 사업계획승인 동의율을 75%에서 70%로 낮추는 조치 등 도심 정비 사업 활성화를 돕는 추가적인 금융 지원과 규제 완화책도 하반기 중 마련하기로 했다.
서민과 청년층을 위한 주거 보장책으로 전월세안정화기구가 임차인의 전세금을 직접 수탁 관리하는 안심신탁사업을 하반기에 개시하기로 했다. 또한, 신혼부부의 주택자금 대출 소득 요건을 합리적으로 손질하고, 출산 가구를 대상으로 한 신생아 특별공급도 신설했다.
위축된 지방 건설 업계의 활로를 열기 위해 건립 30년이 넘은 전국의 노후 청·관사 2천119개소를 대상으로 캠코의 자금 조달을 유치해 복합 개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공사 현장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건설안전특별법' 제정도 하반기 중 입법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국내 건설투자가 사회간접자본 예산 투입과 반도체 공장 증설에 힘입어 전년 대비 0.2%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는 0.8% 수준의 완만한 회복 흐름을 탈 것으로 예상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주택 자산의 투기적 대출을 원천 제어하면서 서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보증 지원과 실질적 주택 공급을 빠르게 집행하겠다"라고 밝혔다.
다만 부동산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 대책의 실효성을 두고 신중론도 나온다. 지속적인 공사비 인상과 원자재 수급 불안이 여전한 상황에서 올해 건설투자 전망치가 0.2% 성장에 그친 만큼, 업계가 체감하는 침체 흐름을 단숨에 반전시키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정책 대출 소득 기준 개편과 전세대출 보증비율 인하 조치가 실수요층의 자금줄을 옥죄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수요를 억제하면서 동시에 공급도 많이 하겠다는 것은 방향성이 일부 상이할 수 있다"며 "'과도한 수요억제' 및 '1주택 실거주 강화 기조'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규제나 수요억제가 강화되더라도 수요가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유일한 요인이 아니고, 대출을 적정한도로 이용하는 실수요자의 주택거래는 허용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가격 하락이나 안정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 연구위원은 "주택 공급의 경우에도 새로운 내용보다는 민간 주도 정비사업 활성화 등 기존에 발표된 사업지의 실무적 진행에 집중해야 하며, 주담대 기준 또한 차주의 경제력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적용된 것을 되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