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난 삼전닉스 레버리지…개미들 한 달간 7조 던졌다

등록 2026.07.17 10:16:50 수정 2026.07.17 10:17:05
안정훈 기자 johnnyahn@youthdaily.co.kr

주가 급락에도 매수세 폭발…개인 독식 양상
예탁금 3배 규제에 '시장 위축·해외 이탈' 우려

 

【 청년일보 】 국내 반도체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맥을 못 추는 상황 속에서 오히려 이들 종목의 상승세에 판돈을 거는 고위험 상품으로 뭉칫돈이 쏠리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시장의 과열을 잠재우기 위해 금융당국이 급히 규제의 칼날을 빼 들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자칫 국내 투자 생태계 전반을 위축시키거나 해외 시장으로의 자금 유출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와 ETF CHECK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15일까지 한 달 동안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16종에 유입된 순자금은 총 7조3천364억원에 달했다.

 

가장 거센 자금 흡수력을 보인 상품은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로, 이 기간에만 3조4천472억원을 끌어모으며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유입액 1위에 올랐다.

 

이어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1조5천83억원)와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1조4천271억원)가 나란히 뒤를 이었고,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에도 6천938억원의 자금이 새롭게 채워졌다.

 

정작 이들이 기초자산으로 삼는 본주들은 처참한 성적표를 거두고 있었다.

 

지난 6월 16일부터 7월 16일까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는 각각 19.49%, 24.33% 주저앉았다.

 

기초자산 변동폭의 배를 추종하는 구조 탓에 자금 유입 최상위권이었던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45.60%)와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48.44%)의 가치는 한 달 새 반토막이 났다.

 

이 같은 손실 위험을 무릅쓰고 매수 가속달페달을 밟은 주체는 개인 투자자였다.

 

개인은 최근 한 달간 SK하이닉스 레버리지 7종을 4조2천386억원어치 긁어모았고, 삼성전자 레버리지 7종 역시 1조6천119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각각 8천595억원과 7천242억원에 그쳤으며, 기관은 도리어 5조1천713억원, 2조2천671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특정 종목의 지표를 증폭하는 상품에 개인 자금이 비정상적으로 몰리며 장세의 변동성을 촉발한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금융당국은 지난 16일 진입 장벽을 대폭 높이는 보완 대책을 긴급 처방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5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를 위한 기본예탁금 하한선이 기존 1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3배 상향 조정된다.

 

아울러 일부 증권사들이 가입 후 기간이나 거래 실적을 따져 예탁금 요건을 자체적으로 경감해주던 조치도 전면 금지된다.

 

당국은 이번 예탁금 강화 조치가 적용되면 현재 약 12조원에 달하는 관련 상품 시가총액이 현재의 3분의 1 수준인 4조∼5조원 규모로 크게 쪼그라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여기에 매매 단위를 최소 20주로 묶는 고강도 제한 조치도 오는 11월 중 시행을 목표로 추진된다.

 

예컨대 지난 16일 종가(1만5천원)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단 한 번의 매수 주문에도 최소 30만원의 자금이 필요해져, 삼성전자 주가(25만5천원) 한 주를 직접 사는 비용보다 진입 문턱이 높아진다.

 

이 밖에도 사전 의무 교육 시간이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어나며, 시장이 안정세를 찾기 전까지 신규 상품 상장과 기존 상품의 광고·마케팅 활동이 원천 봉쇄된다.

 

시장의 반응은 차갑게 엇갈리고 있다. 투기 심리를 억제하겠다는 정책 기조에는 공감하면서도 수급 왜곡 현상에 대한 걱정이 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가이드라인은 투자 지표와 거래 환경에 가해질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과열된 매매 속도를 한 템포 늦추는 데 실효성 있는 처방전"이라면서도 "다만 요구되는 현금성 장벽이 대폭 높아진 탓에, 투자자들이 보유 중인 다른 주식을 정리해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코스닥 시장의 매물이 늘어나 전반적인 수급 불균형이 깊어질까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시행 시기가 생각보다 늦어 정책 효과가 바로 반영될지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주문할 수 있는 최소 단위를 20주로 과도하게 묶어두고 예탁금을 현금으로만 묶어두는 규제는 일반 투자자들의 건전한 포트폴리오 방어 수단까지 가로막아 거래 생태계를 고사시킬 위험이 있다"며 "이제 막 걸음마를 뗀 토종 단일종목 레버리지 시장의 자생력이 꺾이고, 오히려 규제망을 벗어난 해외 대체 상품으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는 풍선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보완책을 기존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한다면 반발이 있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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