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당 티키타카] 여야 "민생만 외치던데"...원구성 결렬에 민생도 "올스톱"

등록 2026.07.18 08:00:04 수정 2026.07.18 13:59:46
김재두 기자 suptrx@youthdaily.co.kr

국민의힘 '합의 정신' 강조 속 후반기 원 구성 최종 결렬
민주당 '단독 처리' 예고 속 국민의힘 필리버스터 맞불

 

'의사당 티키타카'는 대한민국 정치의 심장부인 의사당대로 1번지에서 오가는 여야의 다양한 언어의 합을 포착합니다. 파편화된 발언의 나열을 넘어, 날 선 인용구 속에 숨겨진 정당의 전략과 정국 주도권의 향방을 입체적으로 조명합니다. [편집자 주]

 

【 청년일보 】 제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조정식 국회의장이 제시한 데드라인인 제헌절 시한을 끝내 넘어서며 정국이 급격히 경색되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가 막판 조율을 시도했으나 상임위원장 배분과 특검법 추천 방식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파행했다. 야당은 제헌절 정신인 합의를 강조하며 여당의 단독 원 구성을 비판했고, 여당은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한 결단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회의 대치 국면이 한층 심화되는 모양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원내대표단은 지난 16일 오후 국회에서 이른바 '2+2 회동'을 갖고 막판 절충을 시도했으나 대화는 10여분 만에 무겁게 종료됐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짧은 시간에 협상이 종료된 것을 보면 짐작할 것"이라며 진척이 없음을 시사했고,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역시 합의에 이르지 못했음을 밝혔다.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강 대 강 대치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 원내대표가 "차라리 이럴 거면 국회법을 바꿔서 다수당이 18개 상임위원회 모두를 가져가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말씀을 다시 드렸다"며 차기 국회부터 적용할 상임위 순차 선택제 법제화를 역제안하기도 했다.

 

다만 한 원내대표가 이를 "툭 던지는 말이었지 의미 있는 토론과 협의의 내용이 아니었다. 일방적 주장이었다"고 일축하며 협상의 불씨는 완전히 꺼졌다.

 

이후 17일 제헌절 당일 여야는 의사당 안팎에서 격렬한 언어 공방을 주고받았다. 정 원내대표는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민주당의 일방적 원 구성을 겨냥하며 "우리가 오늘 기려야 하는 것은 제헌절이라는 껍데기가 아니라 '토론과 합의'의 제헌절 정신"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의장의 시한 압박에 대해서도 "기한을 정해 놓고 거대 여당이 맘대로 하겠다는 것은 제헌절의 의미가 될 수 없다"며 "제헌절은 야당을 향한 최후통첩의 알리바이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당초 원 구성 파행에 항의하며 경축식 불참을 선언했던 국민의힘은 밤늦게 "대승적 차원에서 참석하기로 했다"며 기조를 바꿨으나, 장동혁 대표가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등 원내외 지도부 간의 미묘한 온도 차를 노출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국회 '보이콧'이 장기화되는 것에 대해 강한 경고장을 던지며 단독 상임위 구성 강행의 명분을 쌓았다.

 

한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 14일 협상 직후에도 "국민과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또 따른 결단을 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올 것"이라며 야당의 복귀를 압박했다.

 

메가특구 특별법 등 이재명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후속 입법과 민생 법안들이 야당의 보이콧으로 발이 묶여 있는 상황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논리다. 정치권에서는 여당이 18개 상임위원장 전체를 단독으로 선출하는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둔 압박 카드로 풀이하고 있다.

 

여당의 압박에 맞서 야당 내부에서도 보이콧 노선을 비판하며 '민생'을 앞세운 목소리가 분출됐다.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은 앞서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사위원장 자리가 수많은 민생문제보다 우선할 수 없다"며 "입으로만 하는 의미 없는 투쟁은 여기서 멈추자"고 밝혔다.

 

유 의원은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의 삶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명분만 찾는다면 그 길의 끝은 파멸"이라고 덧붙였다.

 

원 구성 파행의 여파는 상임위 내부의 개별 현안 일정까지 흔들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당초 22일 개최하기로 했던 대한축구협회 청문회를 30일로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 소속 이재정 문체위원장은 여야 간 원내 조율 상황을 언급하며 "여야 원내 협상이 막바지인 상황을 고려해 청문회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연기 사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문체위는 오는 21일 전체회의를 소집해 일정을 재조정하는 실시계획서 변경 안건을 심의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연기 결정을 두고도 여야의 시각차는 팽팽하다. 문체위 여당 간사인 이정문 의원은 "축구협회 관련 사안은 여야 간 이견이 있거나 정쟁이 될 만한 사안이 아니다"라며 "국민의 의혹과 궁금증을 해소하는 자리인 만큼 청문회를 마냥 늦출 수 없다"고 속도전을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여당의 일방적인 청문회 강행 노선에 반발하며 보이콧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사격 국가대표 출신의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SNS를 통해 "야당과의 협의 없이 여당이 단독으로 밀어붙이던 청문회가 연기됐다"며 민주당의 행태를 꼬집었다.

 

진 의원은 이어 "앞서는 다수 의석으로 밀어붙이고, 뒤에서는 협치를 이유로 연기하는 것은 궤변"이라며 "결국 준비 부족과 절차상 문제를 드러낸 채 일정을 미루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강하게 몰아붙였다.

 

원 구성 협상이 최종 결렬되고 상임위 곳곳에서 파열음이 일면서 여야의 전선은 오는 20일 본회의 처리가 검토되는 '2차 종합특검 수사기간 연장 법안'을 둘러싼 물리적 충돌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법안 강행 처리 조짐에 대해 "특검법 본회의 강행 처리 시 필리버스터로 맞설 예정"이라고 공식 선언하며 소속 의원 전원에게 대기령을 내렸다. 제헌절 시한을 흘려보낸 여야의 정면충돌이 후반기 국회 첫 무제한 토론이라는 파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예상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 모두 후반기 주도권 확보를 위해 필사적으로 대치를 이어가는 상황"이라며 "의장이 못박은 시한마저 넘기면서 입법 공전에 따른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국회법이 규정한 후반기 원 구성 법정 시한은 이미 지난 상태다. 국회법 제9조와 제41조에 따르면 후반기 의장단은 전반기 의장단 임기 만료일 5일 전까지 선출해야 하며, 상임위원장은 전반기 임기 만료일까지 구성을 마쳐야 한다.

 

제22대 국회 전반기 임기가 지난 5월 29일 만료됐지만, 국회법상 원 구성 시한 규정은 강제성이 없는 '훈시 규정'에 불과해 여야의 대치 때마다 법정 시한을 넘기는 관행이 되풀이되고 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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