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동물실험 넘어 오가노이드가 여는 신약개발의 새로운 길

등록 2026.07.18 09:00:00 수정 2026.07.18 09:00:08
청년서포터즈 9기 김소영 khh5561@naver.com

 

【 청년일보 】 최근 바이오산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는 오가노이드(Organoid)이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나 환자의 조직에서 얻은 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해 실제 사람의 장기와 유사한 구조와 기능을 구현한 '미니 장기'를 말한다. 기존에는 연구 목적으로 활용되던 기술이었지만, 최근에는 신약 개발과 정밀의료 분야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2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오가노이드와 장기칩, 인공지능 기반 예측 모델 등 새로운 대체시험법(New Approach Methodologies, NAMs)의 활용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전 세계 바이오업계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그동안 신약 개발은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을 거쳐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동물과 사람은 생리학적 특성이 달라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확인된 약물이 임상시험에서는 실패하거나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사례가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사람의 세포를 이용해 실제 장기와 유사한 환경을 구현하는 오가노이드 기술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가노이드의 가장 큰 장점은 사람의 생체 환경을 기존 실험보다 더 잘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활용하면 신약 후보물질의 효과와 독성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으며, 연구 기간과 개발 비용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환자의 세포로 오가노이드를 제작하면 개인의 유전적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치료 연구도 가능하다.

 

특히 암이나 희귀질환처럼 환자마다 치료 반응이 다른 질환에서는 여러 약물을 미리 시험해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찾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가능성 때문에 글로벌 제약기업들은 오가노이드 관련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신약 개발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핵심 기술로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오가노이드 산업 육성에 힘쓰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비동물시험법 활성화를 위한 연구와 제도 마련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바이오협회와 여러 연구기관도 기술 표준화와 산업화를 위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기업인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신약 평가와 정밀의료 기술을 개발하며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오가노이드는 연구기술을 넘어 새로운 바이오산업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현재의 오가노이드는 실제 장기의 모든 기능을 완벽하게 재현하지는 못하며, 혈관이나 면역계처럼 복잡한 구조를 구현하는 데에는 기술적인 한계가 있다. 또한 연구기관마다 제작 방법이 달라 결과의 재현성과 표준화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뇌 오가노이드 연구가 발전하면서 연구 윤리와 세포 제공자의 동의, 개인정보 보호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오가노이드는 기존의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서로를 보완하는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오가노이드는 신약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고 환자 맞춤형 치료를 실현할 수 있는 차세대 바이오기술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미국 FDA의 정책 변화는 이러한 기술이 연구실을 넘어 실제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중요한 사례였다. 앞으로 기술의 정확성과 표준화가 더욱 발전하고 관련 제도가 뒷받침된다면, 오가노이드는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신약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청년서포터즈 9기 김소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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