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정부가 공무원·군인·사학·우체국 등 직역연금 수급자라는 이유만으로 기초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해온 제도를 손질한다. 앞으로는 소득인정액이 기초연금 선정기준액 이하인 저소득 직역연금 수급자와 배우자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2027년부터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저소득 직역연금 수급자와 배우자에 대한 기초연금 일률 배제 규정을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정부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연내 관련 법 개정을 마무리하고, 2027년부터 제도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현행 기초연금법은 공무원·군인·사학·우체국 등 직역연금 수급자와 배우자를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기초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제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인 저소득층도 기초연금을 받지 못해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퇴직 당시 연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해 이미 생활비 등으로 소진했거나, 현재 월 연금 수령액이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연금 수급자들은 노후 소득이 부족함에도 제도상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직역연금을 받으면서도 월 수령액이 100만원 미만인 수급자는 공무원·사학·군인·우체국연금을 합쳐 1만3천여명에 이른다. 과거 일시금을 선택한 뒤 자금을 모두 사용한 퇴직자까지 포함하면 대상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국민연금연구원 분석에서도 기초연금 선정기준액 이하의 소득인정액을 보유하고도 직역연금 수급자 또는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는 노인은 약 40만3천명으로 집계됐다.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이 매년 인상되면서 이 같은 미수급 대상도 증가하는 추세다.
정부 산하 기초연금 적정성 평가위원회 역시 직역연금 수급 여부와 관계없이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인 경우에는 기초연금을 지급 대상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기초연금의 목적이 노후 소득 보장인 만큼 소득 수준을 기준으로 지원 대상을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해외 주요국도 직역연금 수급자라는 이유만으로 기초연금 지급을 제한하지 않는다. 일본과 영국, 스위스, 캐나다 등은 기본적인 노후소득 보장 제도를 운영하면서 직역연금 수급 여부보다는 소득이나 자격 요건을 중심으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8년 기초노령연금 도입 당시 직역연금 수급자를 지급 대상에 포함했지만, 2014년 기초연금 제도로 개편하면서 직역연금 수급자를 원칙적으로 제외했다. 당시에는 직역연금 수령액이 국민연금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 반영됐지만, 저소득 퇴직자까지 일괄 배제하는 것은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하반기 대통령 업무보고를 계기로 관계부처와 세부 개선안을 조율하고 연내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도 개선이 이뤄질 경우 저소득 직역연금 수급자와 배우자의 노후 소득 보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