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이란 갈등이 다시 격화하면서 전 세계 정제마진이 일제히 치솟고 있다. 중동 지역 정유시설 가동 차질과 러시아 정유시설 피해 등이 겹치며 정제연료 공급이 줄어든 가운데 미국과 유럽에서는 정제마진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벤징가 등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해 유럽·중동·러시아 등 주요 지역의 정제마진이 사상 최고치 부근까지 상승했다.
자산운용사 반에크의 매슈 시겔 리서치 책임자는 미국 정유업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인 '3-2-1 크랙 스프레드'가 이날 배럴당 약 70달러를 기록하며 2022년 에너지 위기 당시 수준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3-2-1 크랙 스프레드는 원유 3배럴을 정제해 휘발유 2배럴과 경유 1배럴을 판매했을 때 얻는 마진을 의미한다. 원유 가격보다 휘발유와 경유 등 정제연료 가격이 더 큰 폭으로 오르면서 미국 정유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2019년 이후 하루 120만~130만배럴 규모의 정제설비를 영구 폐쇄한 점도 공급 여력을 낮춰 정제마진 상승을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소비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00달러, 경유 가격은 5.11달러까지 상승했다.
정유주도 강세를 보였다. 7월 들어 마라톤 페트롤리엄은 24%, 필립스66은 23%, 발레로는 20% 각각 상승했다.
유럽에서도 경유 정제마진은 배럴당 약 6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북서유럽 정제마진도 배럴당 30달러 안팎까지 오르며 계절 기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 같은 현상은 중동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공급 차질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2월 중동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의 주요 정유시설은 부분 또는 전면 가동 중단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정유시설이 피해를 입으면서 경유 수출을 제한했고, 아시아 정유사들 역시 원유 공급 부족으로 가동률을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2분기 전 세계 정제유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하루 약 50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 6월 17일 미국과 이란의 휴전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일시 재개통되며 공급 압박이 일부 완화됐지만, 에너지 분석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6월 이 지역의 석유제품 수출은 하루 약 100만배럴에 그쳐 전쟁 이전의 4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최근 미·이란 갈등이 다시 격화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통행에도 차질이 발생해 글로벌 정제연료 공급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