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 완성차 업계가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과정에서 노사 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진통을 겪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 수위를 높이며 생산 차질이 가시화된 가운데, 기아 역시 쟁의 절차를 본격화하면서 연쇄 파업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2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교섭 난항으로 추가 파업에 돌입한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는 지난 23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이달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주·야간 매일 4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3∼15일 매일 2시간, 20∼22일 매일 4시간 파업했으나 사측과의 교섭 난항으로 투쟁 강도를 한층 높인 것이다.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15차례나 교섭했지만, 임금 인상폭 등 주요 쟁점사항을 두고 공전을 거듭해왔다. 사측은 기본급 8만9천원 인상과 성과금 350%+1천만원, 자사주 15주 지급을 골자로 한 3차 제시안을 내놓은 반면, 노조는 기본급 14만9천6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과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고용 안정과 노동조건 보장, 정년 연장 등도 요구 사항이다.
일각에선 이번 파업 장기화가 자칫 현대차의 실적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현대차는 올해 2분기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음에도 부품사 화재에 따른 생산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영업이익이 20% 이상 급감했다.
현대차는 하반기 신차 출시를 동력 삼아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노조의 부분파업 여파가 실적 반등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 국내 공장은 내달 3일부터 7일까지 여름휴가 기간이다. 노조는 오는 31일까지 파업을 이어간 뒤 휴가 기간에 들어가고, 차기 중앙쟁대위 회의는 내달 11일 열 예정이다. 휴가 이후에도 교섭이 물꼬를 트지 못할 경우 추가 파업 등 강경 투쟁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기아 노조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가결하며 파업권 확보 수순에 돌입해, 완성차 업계 전반의 연쇄 파업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해 총원 대비 82%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세부적으로 전체 조합원 2만4천695명 중 2만1천909명(88.9%)이 참여했으며, 찬성표는 2만262표로 참여 인원 대비 찬성률은 92.5%였다.
기아 노조는 호봉승급분을 제외한 기본급 14만9천600원 인상과 더불어 전년도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 65세 연장, 주 4.5일제 시행 등을 핵심 요구안으로 내걸고 있다.
향후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교섭 중지 결정이 내려질 경우 합법적 파업권을 얻게 된다. 다만, 찬반투표 가결이 곧바로 실력 행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중노위 교섭과 별개로 노사 간 합의점을 찾기 위한 실무회의 등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완성차 업계 노사가 성과급 지급 등 주요 현안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만큼, 예년과 달리 협상 타결까지 상당한 진통과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현재 글로벌 경기 침체와 관세 이슈, 중동 불안 등 외부 악재가 누적된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라는 내우외환까지 겹치고 있다"면서 "사측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이번 부분파업이 향후 전면파업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