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타당성 검토에 절차까지 무시"...보험연수원, AI 합작법인 설립 두고 '전운'

등록 2026.08.04 08:00:06 수정 2026.08.10 13:30:54
김양규 기자 kyk74@youthdaily.co.kr

보험연수원, 오는 7일 이사회 개최...AI 합작사 설립 추진방안 두고 심의
연수협의회 논의 속 하태경 원장과 일부 이사사간 타당성 두고 '공방전'
연수원, AI 합작법인 등기 및 사무실 임대...직원 파견까지 "사실상 가동"
일부 이사사들, 사업성 불신에 이사회 의결 없이 일방 추진 "독단 행태"
연수원-양협회, 금융당국 허가 여부 두고도 '충돌'...금융당국 "와전된 듯"
이사사들 반대기류 속 노조도 가세...노조 "이사사에 반대입장 개진해달라"
일각, AI합작사 설립 부결 가능성에 보험연수원 야심작 '좌초' 위기감 점증

 

【 청년일보 】보험연수원이 추진 중인 AI 사업 합작법인 설립 추진 계획이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하태경 원장이 주도해 추진 중인 합작법인 투자방안을 두고 생손보 양협회 등 일부 이사사들은 사업성에 대한 불신감은 물론 사업 추진과정에서 이사회 의결 등 절차까지 무시됐다며 일방적인 사업 추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보험연수원은 오는 7일 예정돼 있는 이사회에서 이사사들의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투자방안에 대한 동의(의결)가 필요한 상황이나, 다수의 이사사들은 물론 심지어 노조마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부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이사회에서 합작법인 설립를 위한 투자방안이 부결될 경우 그동안 보험연수원이 핵심사업으로 추진했던 AI합작법인 설립 계획은 사실상 동력을 잃게 될 것이란 전망이 적지않다.

 

◆ 보험연수원, AI합작법인 설립방안 추진에...생손보 양협회 등 이사사들 "강력 반대" 기류 심화 

 

4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보험연수원은 오는 7일 서울 소공동 소재 롯데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AI사업 합작투자 및  2026년도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이날 이사회에서는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이 야심차게 추진해왔던 AI 합작사 설립 투자방안을 두고 적잖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어 주목된다.

 

보험연수원은 그 동안 AI사업을 주도할 법인 설립을 추진해왔다. 당초 보험연수원은 AI 자회사 설립방안을 추진했으나, 금융당국의 제동(?)으로 인해 여의치 않자 대만의 에듀테크 기업인 위즈덤가든과 싱가포르 기반 기업인 X402 랩스로부터 투자금을 유치, AI 합작법인 설립 방안으로 선회해 추진해왔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보험연수원은 AI 자회사 설립을 위해 금융당국에 정관변경안 승인을 지속적으로 신청, 요청했으나 승인을 받지 못했다"면서 "이에 위즈덤가든 등에 투자 유치를 통해 합작투자형태로 법인을 설립하기로 선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자회사나 합작법인이나 결국 형태만 다를 뿐 동일한 내용이고, 이에 별도 법인 설립을 위한 투자방안에 대해 이사회의 의결이 필요하지만 생손보 양협회 등 대부분의 이사사들이 반대하는 분위기로 알고 있다"면서 "실제로 지난달 말 열린 연수협의회에서도 일부 이사사 실무자들이 이사회 일정을 연기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 하태경 원장 참석 속 연수협의회 개최...일부 이사사 실무진들과 사업 타당성 두고 '공방전'만 되풀이 

 

실제로 지난달 28일 열린 연수협의회에는 하태경 원장이 직접 참석해 AI 합작투자 방안을 두고 생손보 양협회 등 이사사의 실무진들과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하지만 이날 생손보 양협회 등 일부 이사사 실무진들은 향후 인력 추가 투입 및 추가 예산 발생여부 등 사업의 효용성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내는 한편 검토기간 부족 등을 지적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이사사의 한 관계자는 "AI합작법인에 대한 사업보고서도 회의하는 날 처음 받아 보게 됐다"면서 "사업의 효용성 등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좀 더 시간을 두고 논의하자는 제안이 있었으나 하 원장이 사실상 거절했다"면서 "특히 이 같은 제안에 대해 하 원장은 (양협회) 회장들과 대표이사들에게 이미 설명을 했다며 묵살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의가 끝난 후 실무진간 논의를 한 끝에 AI 합작법인 설립에 대해 반대 의견으로 중지를 모으기로 정리했다"고 덧붙였다.

 

보험연수원은 디지털 환경의 급변화로 이에 대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며 AI관련 기술력을 보유한 해외협력사 2곳과 공동투자한 합작법인 설립 방안을 추진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합작 법인명은 가칭 '메이크슈어에이아이'로, 보험연수원이 10억원(지분 40%), 위즈덤가든 10억원(지분 40%), X402 랩스 5억원(지분 20%) 등 3개사가 자금을 공동출자해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AI를 통한 세일즈 코치를 비롯해 AI를 활용, 응용한 문제 출제 그리고 AI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한 교육과정 추진 및 학습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보험연수원은 AI합작법인 설립 후 사업 연계를 통해 연수사업의 안정정 확보는 물론 기존 연수원의 사업 효율성 및 공익적 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또한 향후 합작법인을 통한 수익확보를 통해 비영리 및 공익적인 목적사업 수행을 위한 시드머니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 사무실 임대계약 협의에 법인등기까지 완료...일부 이사진들 "이사회 승인도 없이 일방 추진" 부글부글

 

하지만 생손보 양협회를 비롯한 대부분의 이사사들은 합작법인의 수익성 확보 여부 및 추가 비용 부담 등 사업계획에 대한 검토 및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채 일방적으로 추진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이사회 의결 등 관련 절차도 이뤄지지 않은 채 합작법인의 법인 등기까지 완료하는 등 독단적으로 강행된 점을 들어 절차상의 하자도 문제 삼으며 날을 세우고 있다.

 

현재 AI 합작법인은 보험연수원 사옥 8층에 사무실을 임대계약해 입주할 예정이며, 법인 등기(자본금 500만원)까지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합작법인 대표이사에 전 SM엔터테이먼트 고문 출신인 강 모씨를 사실상 내정하는 한편 연수원 일부 직원들까지 업무에 투입,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합작투자 방안에 대한 이사회의 승인 의결이 이뤄지지도 않았는데 이미 본사 내부에 사무실을 임대하기로 하고, 합작법인의 등기까지 완료하는 등 절차가 완전 무시됐다"라며 "이는 신규 사업에 대한 심사, 승인을 관장하는 이사회의 기능과 이사사들의 존재를 무시한 처사"라고 꼬집었다.

 

또한 "연수원 일부 직원들이 본연의 업무가 아닌 타 법인의 업무를 지원하도록 한 것은 법적 문제가 될 수도 있다"면서 "무엇보다도 이사회의 승인을 받지도 않은 상태에서 상당 부분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한 후에 사후 (이사회의)의결을 받겠다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행태"고 힐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수협의회에서 일부 보험사들도 보험연수원이 개발 중인 AI시스템과 유사한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개발, 이미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실제 효용성이 낮고, 상품 및 고객정보, 설계시스템과 연결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 충분한 검토가 선행돼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주장했다"면서 "이 처럼 많은 우려가 있는 만큼 충분한 검증이 필요한 사업이라고 설명했음에도 하 원장이 묵살한 만큼 이사회에서 반대 입장을 피력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입장 해석 두고도 이사진들과 '충돌'...노조도 "AI 합작법인 설립 중단해라" 강력 반발 

 

보험연수원과 일부 이사사들은 AI 합작법인을 둘러싼 금융당국의 입장을 두고도 서로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충돌하는 등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다.

 

생손보 양협회 등 일부 이사사들은 금융당국이 당초 보험연수원이 추진했던 AI자회사 설립을 위해 신청한 정관변경안이 승인을 받지 못한 만큼 합작법인도 동일한 내용이라는 점에서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하태경 원장은 자회사 설립을 위해 금융당국에 신청한 정관변경안은 승인을 받지 못한게 아니며, 지분투자를 통한 합작법인은 정관변경 필요없이 자율적으로 해결할 사안이라는 점에 금융당국과  컨센서스가 형성돼 진행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하 원장은 금융당국과 협의해 정관변경안을 철회했고, 합작법인은 이사회가 자율적으로 판단하라는 입장을 전달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일부 이사사들이 금융당국에 확인을 거친 결과 하 원장의 주장과는 많이 달랐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하 원장의 주장대로 자율 판단하라는 게 허가적인 입장을 전달받은 것이라고 한다면 지난달 말 보험연수원이 공문을 통해 금융당국의 입장을 요청한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더구나 피감기관측이 감독당국을 상대로 특정날짜까지 회신이 없을 경우 맘대로 하겠다는 식으로 공문을 작성해 보낸 것도 사실상 어이가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금융당국은 보험연수원이 자율 결정하라며 사실상 허가했다는 주장에 대해 의미가 와전됐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처럼 AI합작법인 설립을 두고 일부 이사사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힌데다가 보험연수원 노조까지 반대 기류에 가세하면서 AI합작법인 설립 방안은 다소 추진력을 잃게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보험연수원 노조의 한 관계자는 "노조는 AI기술이나 교육혁신 자체보다 별도법인 설립 방식과 자산의 외부 이전, 지배력 부족, 절차상 하자 문제 등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노조와 직원들의 반대 입장에 대해 하 원장은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는 취지로 폄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합작법인 설립은 자회사 설립을 위한 정관변경안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하게 되자 동일 사업을 소수지분 투자를 통한 합작법인 형식으로 사실상 우회한 것일 뿐"이라며 "특히 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연수원 일부 직원들을 타 법인 업무에 투입시킨 것도 논란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합작법인 설립 반대 입장을 금융당국과 이사사들에 전달하는 한편 이사사들 노조에도 협조를 구해 반대 입장을 적극 개진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라며 "사업추진의 타당성에 대한 내부 직원들과 이사사들의 공감대도 형성하지도 못하고 이사회 의결 등 절차까지 무시하며 독단적으로 사업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일갈했다.   

 


【 청년일보=김양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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