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이 부품 원가 상승의 여파로 2021년 출범 이후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하반기 역시 비용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단기 실적 제고보단 로봇, HVAC(냉난방공조) 등 B2B 사업 비중을 확대해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발표한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매출 171조4천995억원, 영업이익 89조4천924억원을 기록했다. DS(반도체·디바이스솔루션)부문이 127조5천억원의 매출과 89조2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사 실적 대부분을 책임졌다.
반면, 완제품을 담당하는 DX부문은 같은 기간 48조원의 매출과 8천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2021년 부문 출범 이후 사상 첫 분기 적자로, 메모리를 비롯한 부품 원가 상승이 완제품 사업 전반의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그 중 MX(모바일경험)·네트워크 사업부의 적자 전환이 결정적이었다. 삼성전자는 두 사업부의 영업이익을 합산해 공시함에 따라 MX사업부 단독 손실 규모를 공개하지 않으나, 사업부 합산 기준으로 7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3조1천억원) 및 전 분기(2조8천억원) 대비 크게 급감한 수치로, 업계에선 스마트폰 제조 원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DX부문의 주요 품목인 모바일용 메모리 가격은 전년 연간 평균보다 약 107% 상승했다.
이러한 원가 부담은 단기적 악재에 그치지 않고 하반기까지 이어져 수익성을 계속해서 압박할 것이라는 증권가 안팎의 관측이 우세하다. 키움증권은 MX·네트워크 사업부의 영업손실이 하반기까지 확대되며 적자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증권도 메모리 등 핵심 부품의 원가 부담이 지속되면서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AI 서버 수요 확대에 따라 모바일용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2분기에도 메모리 가격이 전분기 대비 상승해 수익성이 악화됐고, 하반기에도 원가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TV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VD(영상디스플레이)·DA사업부 역시 상황은 녹록지 않다. 2분기 매출은 전분기(14조3천억원)보다 소폭 증가한 14조5천억원을 기록하며 외형은 유지했으나, 2천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10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소비 침체와 비용 부담 등 동일한 대외 악재 속에서도 경쟁사인 LG전자 생활가전 부문이 수익성을 방어해낸 것과 비교하면 더욱 뼈아픈 대목이다.
LG전자의 HS(생활가전)·MS(TV)본부의 2분기 합산 매출은 13조903억원, 영업이익은 9천53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에도 매출 12조1천125억원, 영업이익 9천415억원을 올리며 2개 분기 연속 1조원에 육박하는 수익성을 유지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 중심의 브랜드 경쟁력과 효율적인 글로벌 생산체계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방어했다"고 진단했다.
그는"삼성전자 DX부문은 TV와 생활가전 시장의 경쟁 심화, 마케팅 비용 증가, AI 제품 확대를 위한 선제 투자, 재고 조정 등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면서 "결국 외부 환경보다 원가 관리 능력과 제품 믹스의 차이가 실적 격차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삼성전자 DX부문이 흑자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판매 확대보다 지속 가능한 수익원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로봇, 냉난방공조 등 B2B 사업 비중을 확대해 경기 변동에 덜 민감한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면서 "AI 서비스와 구독형 비즈니스 등 지속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사업 모델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와 모바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AI 가전과 연결하는 통합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DX부문의 수익성 회복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부연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