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 최대 '15조원'…공정위, '국고채 담합' 의혹 심의 임박

등록 2026.08.06 12:13:37 수정 2026.08.06 12:13:37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증권사 10곳·은행 5곳 대상…2020~2023년 입찰 담합 혐의
관련 입찰 규모 76조원…역대 최대 과징금 부과 여부 주목
정보교환 담합 인정·과징금 산정 방식 놓고 치열한 공방 예상

 

【 청년일보 】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국고채 입찰 과정에서 주요 증권사와 은행이 금리와 물량 등을 사전에 공유하며 담합한 혐의에 대한 심의를 앞두고 있다. 관련 입찰 규모가 약 76조원에 달하는 만큼 법정 최고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15조원 규모에 이를 수 있어 공정위 사상 최대 제재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정위는 국고채 입찰 담합 사건과 관련한 심사보고서를 지난해 2월 작성해 같은 해 3월 15개 국고채 전문딜러(PD)에 송부했으며, 피심인 의견 제출 절차를 마무리하고 조만간 전원회의 심의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심사보고서를 받은 대상은 교보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증권사 10곳과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하나은행, 산업은행 등 은행 5곳이다.

 

공정위는 이들 PD사가 2020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국고채 경쟁입찰에 참여하면서 투찰 금리와 가격, 물량 등의 정보를 사전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입찰 담합과 정보교환 담합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국고채는 정부가 재정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국고채 전문딜러는 국채 인수 우선권을 갖는 대신 시장조성 역할을 수행하는 제도로, 지난해 말 기준 18개사가 지정돼 있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번 사안을 공정거래법상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법인 및 전·현직 임직원 고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합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한 관련 입찰 규모는 약 76조2천억원이다. 입찰 담합의 법정 최고 과징금 부과율인 20%를 적용하면 최대 15조원 수준의 과징금이 산정될 수 있다. 이는 기존 역대 최대 과징금인 전분·전분당 담합 사건의 7천476억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다만 실제 제재 수준은 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공정위는 국고채 시장에 미칠 영향과 피심인들의 재무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과징금 규모를 확정할 방침이다.

 

쟁점은 정보교환 행위를 담합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다. PD사들은 입찰 전 정보 공유는 시장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업계 관행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공정위는 투찰 금리에 대한 구체적이고 반복적인 합의가 확인됐다는 입장이다.

 

과징금 산정 기준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공정위는 입찰 담합의 관련 매출액을 낙찰 금액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보는 반면, 업계는 실제 영업수익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공정위는 기획재정부와도 조사 초기부터 의견을 교환해 왔다. 기획재정부는 입찰 담합 방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국고채 전문딜러 제도의 중요성과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이달 중 전원회의를 열고 제재 수위를 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도 앞서 국고채 담합 사건 심의를 3분기 중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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