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공격 대신 '말려 죽이기'…트럼프, 이란 고사 작전 개시

등록 2026.08.10 08:50:15 수정 2026.08.10 09:22:35
안정훈 기자 johnnyahn@youthdaily.co.kr

"체스 게임 같다" 절제된 수위로 '해상 봉쇄·인플레이션' 경제 타격 조율
강경 요구 내건 테헤란 향해 '수세 몰린 경제' 들추며 장기전 카드 매만져

 

【 청년일보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즉각적인 추가 군사 행사보다는 고강도 경제적 고립에 무게를 두며 숨고르기 전략에 들어갔다.

 

테헤란 측의 잇따른 강경 발언과 협상 조건 상향 제시에도 군사적 반격을 언급하지 않은 채, 자국 경제난에 봉착한 이란의 자멸을 유도하는 압박책으로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산이다.

 

9일(현지시간) 현지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문제 대응과 관련해 "우리는 수위를 낮춰 '로키(low key)'로 대응하는 중"이라며 "상대와 제한적인 수준의 '부분적 협상(semi-negotiating)'을 진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사태의 추이에 대해서는 "결국엔 원만하게 풀릴 것"이라며 "매번 잘 해결되어 왔듯, 이번 국면 역시 마치 '체스 게임'을 치르는 것과 같다"고 언급하며 급박한 무력 개입보다는 상황 조율에 방점을 두었다.

 

워싱턴의 이 같은 유연한 태도 뒤에는 이란이 직면한 극심한 경제적 유혈 사태가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심각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며 재정이 바닥난 이란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미 해군의 해상 차단 작전이 이란 정권의 경제 위기를 가중시켰고 군대 지급 자금마저 부족하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한편 원유 가격이 배럴당 75달러를 약간 넘는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전쟁으로 인한 유류비 부담을 덜 느끼게 된 점도 미국 측에 유용한 카드가 되고 있다.

 

반면 이란 측은 대미 강경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이란 최고 국가안보회의는 미군 철수와 봉쇄 해제, 전쟁 피해 배상 등 6개 요구 사항을 내걸었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역시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직접 대화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어 "미국이 양해각서(MOU) 위반 행위를 중단하고 이에 대해 배상하기 전까지는 협상이 다시 열릴 가능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강경한 태도에 분노나 좌절감을 드러내지 않은 채 협상의 여지를 남겨둔 상태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습 등 새로운 군사 타격을 지시하기보다는, 자금난과 물가 폭등이라는 이중고에 빠진 이란 정권이 결국 고개를 숙일 때까지 경제적 압박 수위를 더 끌어올릴 준비를 마쳤다"고 분석했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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