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경기 성남시 최대 재개발 사업지로 꼽히는 상대원2구역이 기존 공사도급계약의 조합원 불리 조항을 둘러싼 갈등과 시공사 지위 분쟁이 겹치며 여전히 착공에 난항을 겪고 있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DL이앤씨의 시공사 지위가 일단 유지된 가운데, 조합은 금융지원과 조합원 혜택 등을 반영한 최종 계약안을 다시 요구하며 사업 정상화를 위한 조건 조율에 나섰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10일 DL이앤씨에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한 공사도급계약서(안) 반영 요청' 공문을 보내 금융지원 조건과 조합원 혜택 등을 포함한 최종 제안안 제출을 요구했다.
앞서 조합은 지난 5월 30일 임시총회에서 DL이앤씨와의 공사도급계약을 해지하고 GS건설을 새 시공사로 선정했다. GS건설은 3.3㎡당 729만원 수준의 공사비와 8월 내 착공 등을 제안했으나,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관련 총회 의결의 효력이 정지된 상태로 시공사 변경을 둘러싼 법적 절차가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달 31일 법원이 DL이앤씨 측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조합이 진행한 시공사 교체 절차는 일단 효력을 발휘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본안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DL이앤씨와 조합 사이의 기존 계약 해지 효력이 제한되고, GS건설을 새 시공사로 정한 총회 의결 역시 효력이 정지됐다.
재판부는 해당 임시총회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직접 출석 인원과 의결에 필요한 정족수 등이 제대로 갖춰졌는지를 문제로 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가처분은 본안 판단에 앞서 현 상태를 임시로 정하는 절차인 만큼, 시공사 지위와 총회 결의의 최종적인 유효 여부는 향후 본안소송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법원의 판단으로 시공사 교체가 사실상 멈춰선 가운데 조합이 DL이앤씨에 다시 최종안을 요구하면서 양측의 협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합은 이번 공문에서 기존 제안의 재제출을 넘어 금융지원과 조합원 혜택을 구체적인 조건으로 담은 공사도급계약서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합이 DL이앤씨에 최종안을 요구한 것은 시공사 지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나온 상황에서 공사도급계약 조건을 다시 조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DL이앤씨는 앞서 3.3㎡당 682만원의 확정 공사비를 비롯해 사업촉진비 2천억원 조달, 2026년 6월까지 미착공 시 세대당 3천만원 배상 등을 담은 수정안을 제시한 바 있다.
조합 집행부가 기존 도급계약에 포함된 '공사비 인상 요구 거부 시 공사 중단' 및 '입주·이전고시 거부 가능' 등의 내용을 조합원에게 불리한 조항으로 지적해 온 만큼, 향후 협상에서는 공사비뿐 아니라 금융지원 규모와 조합원 혜택, 계약상 책임 범위 등을 놓고 조율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시공사 문제와 함께 자금 조달 문제도 상대원2구역의 착공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평가다.
상대원2구역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정비사업자금대출보증을 활용해 사업비와 이주비 등을 조달하고 있다. 시공사가 변경될 경우 기존 보증 및 대출 구조를 다시 검토해야 할 가능성이 있어 사업 일정에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조합 측 추산으로는 현재 이주비와 사업비 등에 따른 금융비용이 매월 약 30억원 발생하고 있다. 하루로 계산하면 약 1억원 규모다.
이미 이주와 철거가 진행된 만큼 착공이 늦어질수록 금융비용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시공사 교체를 둘러싼 법적 절차가 장기화될 경우 조합원들의 추가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사업 외부의 법적 분쟁뿐 아니라 조합 내부에서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비대위 측이 추진했던 지난 5월 22일 임시총회는 법원의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으로 무산됐다. 이후 양측은 총회 및 의사결정 과정 등을 둘러싸고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현 조합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도 사업 정상화의 변수다. 특정 업체의 자재 납품 등 계약 과정에서 수억원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로 경찰이 신청한 사전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지만,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조합 이사회에서도 사업 추진 방향을 둘러싼 의견 차이가 나타났다. 일부 이사 3인은 법적·재정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총회 안건의 철회를 요구하는 등 내부적인 우려를 드러냈다.
이처럼 시공사 문제와 조합 내부 갈등이 동시에 이어지면서 사업 추진 주체들이 빠르게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착공 일정에도 추가적인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대원2구역 한 조합원은 "도대체가 정말 어디까지 가는지 모르겠다"며 "DL이든 GS든 뭐라도 좀 돼야 하는데 아무것도 달라지는 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처음부터 DL과 잘 협상했으면 지금쯤 절반은 올라갔을 것"이라며 "집행부나 비대위나 뭘 원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업 지연이 이어지면서 지자체도 중재에 나선다. 성남시 도시정비국은 12일 오후 성남시청에서 조합 관계자들과 '상대원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주요현안 의견청취 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상대원2구역 재개발사업과 관련한 양측 의견을 청취하고 사업 지연 방지와 원만한 협의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조합은 DL이앤씨의 제안 내용과 관련해 오는 14일까지 최종 제시안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 이후 조합이 DL이앤씨에 최종 도급계약안을 요구한 데 이어 성남시까지 양측의 의견을 듣고자 나서면서 사업 정상화를 위한 협의 환경은 일단 마련된 셈이다.
다만 실제 합의까지는 상당한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합이 요구하는 금융지원과 조합원 혜택의 수준, 공사비 및 계약 조건, 기존 계약의 일부 조항 수정 여부 등이 모두 협상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원2구역은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일대 24만2천㎡ 부지에 4천885가구 규모의 공동주택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다. 총 도급액은 1조9천217억원 규모다. 이주와 철거가 진행된 상태에서 시공사 교체를 둘러싼 법적 분쟁까지 발생하면서 착공이 늦어지고 있다.
결국 사업 정상화의 관건은 조합과 DL이앤씨가 법적 분쟁과 별개로 실제 착공에 필요한 조건을 얼마나 빠르게 조율하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금융비용이 계속 발생하는 만큼 지금은 하루빨리 조합과 DL이앤씨가 공사비와 금융지원, 조합원 혜택 등을 놓고 현실적인 접점을 찾아야 한다"며 "성남시까지 중재에 나선 만큼 DL이앤씨가 제시할 최종 계약 조건이 사업 정상화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