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무수익여신 6조원 돌파...코로나 이후 최고 수준

등록 2026.08.12 08:30:00 수정 2026.08.12 08:30:09
김두환 기자 kdh7777@youthdaily.co.kr

5대 은행 무수익여신 6조4천억원…올해 상반기 28% 급증
기업대출 부실 두드러져…무수익여신 잔액 36.4% 증가
고금리·내수부진 장기화에 은행권 건전성 관리 강화

 

【 청년일보 】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회복 지연, 내수 부진 등의 여파로 주요 시중은행의 부실여신이 빠르게 늘고 있다. 5대 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6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특히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부실화가 가속화하면서 은행권 건전성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올해 2분기 말 무수익여신 잔액은 총 6조4천10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5조65억원과 비교하면 28.0% 증가한 규모다.

 

5대 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이 6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여신에서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0.27%에서 올해 2분기 말 0.34%로 0.0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했던 2020년 2월의 0.3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무수익여신은 은행이 이자를 수익으로 인식하지 않거나 원리금 상환이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을 말한다. 차주의 부도나 상환능력 악화 등으로 정상적인 이자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대출로, 통상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활용된다.

 

5대 은행의 무수익여신은 최근 몇 년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말 2조7902억원에서 2023년 말 3조5천90억원, 2024년 말 4조3천736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2분기에는 6조원을 넘어섰다.

 

전체 여신 대비 무수익여신 비중 역시 2022년 말 0.18%, 2023년 말 0.21%, 2024년 말 0.25%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기업대출의 부실화가 두드러졌다. 5대 은행의 기업 무수익여신 잔액은 지난해 말 3조4천87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조6천498억원으로 36.4% 급증했다. 기업대출 가운데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0.32%에서 0.42%로 0.10%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가계대출의 무수익여신 증가 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가계 무수익여신 잔액은 지난해 말 1조5천978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조7천610억원으로 10.2% 증가했다. 가계대출 중 무수익여신 비중도 지난해 3월 말부터 올해 6월 말까지 5분기 연속 0.09%를 유지했다.

 

은행권에서는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회복 지연, 내수 부진 등이 차주의 상환 여력을 약화시키면서 부실여신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회복 지연, 내수 부진, 대외 불확실성 지속으로 기업과 개인 차주의 상환 여력이 전반적으로 악화한 결과"라며 "부동산 경기 둔화와 일부 취약 업종의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부실자산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부진과 중소기업의 업황 악화도 기업대출 부실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금리 상승과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 상승, 경매 낙찰률 하락 등이 맞물리면서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화가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일부 대기업의 기업회생 신청도 무수익여신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회생 절차가 종료되기 전까지는 해당 여신이 고정이하여신이나 무수익여신으로 남는 경우가 있어 은행의 부실여신 규모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자산건전성 악화에 대응해 부실 징후가 있는 여신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차주에 대해서는 채무조정과 만기 연장, 신규 운전자금 공급 등 맞춤형 금융지원을 제공하는 한편 회수가 어려운 채권은 상각하거나 매각하는 방식으로 부실자산을 정리하고 있다.


충당금 적립을 확대하는 등 손실흡수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향후 금리와 경기 흐름에 따라 한계 차주의 부실화가 추가로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부실여신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은행의 건전성 지표와 대손 부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은행권의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자산건전성 관리 기조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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