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당 티키타카] "소요 사태 폄훼에 몸싸움까지"… '난장판' 된 5·18 포럼

등록 2026.08.15 08:00:04 수정 2026.08.15 08:00:15
김재두 기자 suptrx@youthdaily.co.kr

이진숙 의원 주최...여당 "제명 추진" 총공세
국민의힘, 사전 만류 외면한 강행에 거리두기

 

'의사당 티키타카'는 대한민국 정치의 심장부인 의사당대로 1번지에서 오가는 여야의 다양한 언어의 합을 포착합니다. 파편화된 발언의 나열을 넘어, 날 선 인용구 속에 숨겨진 정당의 전략과 정국 주도권의 향방을 입체적으로 조명합니다. [편집자 주]

 

【 청년일보 】 '민의의 전당'이라 불리는 국회에서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 관련 공개 포럼이 역사 왜곡 발언과 참석자 간 물리적 충돌로 파행을 빚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의원에 대한 국회의원직 제명 결의안을 추진하며 강경 대응에 나선 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전 만류 사실을 강조하며 당 차원의 행사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 13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뉴라이트 계열 인사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대표로 있는 '새역사국민운동'과 공동으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공개포럼'을 열었다. 행사에는 이영훈 대표를 비롯해 김용삼 펜앤마이크 대기자, 주동식 전 국민의힘 광주 서구갑 당협위원장 등이 발제자로 참석했다.

 

포럼 도중 발제자들의 5·18 민주화운동 폄훼 성격 발언이 잇따르며 현장은 극심한 소란에 휩싸였다. 이영훈 대표는 "앞으로 자유민주 우파세력이 선출한 대통령이 임기를 제대로 채울 수 있을까 걱정하게 될 정도로 강력한 힘, '딥스테이트'(Deep State·막후 권력자들)가 한국을 지배하고 있다"라며 "딥스테이트가 형성되는 결정적 계기가 1980년 5월 광주에서 있었던 소요 사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 체제를 옹호하며 "좌파세력이 독점하는 이 문화권력을 해체하고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발표 도중 객석에서는 5·18 단체 회원들과 유가족, 일반 청중들의 거센 항의가 터져 나왔다. 일부 참석자들이 육두문자와 고성을 퍼부었고, 견해가 다른 참석자 간에 물병을 던지거나 몸싸움을 벌이는 등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경찰과 소방 대원이 현장에 출동하기도 했다.

 

소란이 이어지자 행사를 주최한 이진숙 의원은 "이런 소란 사태로 행사가 중단되도록 하는 것이 특정 세력의 목표"라며 "5·18은 특정 진영의 소유물이 돼선 안된다"라고 말하며 회의를 진행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번 포럼 개최에 대해 명확한 거리를 뒀다. 정점식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는 행사 전부터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우려해 이 의원에게 토론회 취소를 강력히 권고했으나, 이 의원이 이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포럼장에는 국민의힘 소속 현역 국회의원이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취재진과 만나 "당이 관여하는 행사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원내 관계자 역시 "정점식 원내대표 지시에 따라 '개최하지 말라'고 권유했으나 이 의원이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리 의원들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라며 난색을 표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헌법 정신을 훼손한 엄중한 사안으로 규정하고 즉각적인 대응에 착수했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같은날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국회를 5·18 민주화운동 폄훼의 장으로 전락시키는 천박하고 저열한 시도를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라며 "행사를 강행한다면 이 의원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자격이 없고 민주당은 즉각 국회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겠다"라고 성토했다.

 

특히 민주당 광주·전남 지역 국회의원들은 포럼장 입구에서 항의 피켓 시위도 진행했다. 장소를 내준 국회도서관장의 해임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를 통한 신속한 징계 절차 착수를 요구하기도 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이진숙 의원은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면 반박에 나섰다. 이 의원은 "특별법에 의해 5·18이 민주화운동으로 규정돼 더 이상 토론은 필요 없다고 한다면, 성역을 넘어 신화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재명 정부의 5·18 헌법 전문 수록 추진을 겨냥해 "헌법에 넣겠다는 5·18을 토론도 할 수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46년이 지난 지금 직접 겪지 못한 세대를 위해서라도 5·18을 설명하고 의미를 되새기는 토론회가 필수적"이라고 강변했다.

 

이에 대해 여당 관계자는 "국회라는 공적 공간이 극우 세력의 역사 왜곡과 폄훼의 장으로 오용된 것은 헌법적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라며 "단순한 개인의 돌출 행동으로 어물쩍 넘어갈 것이 아니라, 윤리위 제명 등 강력한 인적 청산과 재발 방지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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