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있는데"…제약·바이오업계, AI 전문인력 확보 '난제'

등록 2026.08.16 08:00:00 수정 2026.08.16 08:00:09
맹봉주 기자 mbj0524@youthdaily.co.kr

AI 신약개발 선택 아닌 필수…도입·검토 비율 89%
기술 확보 불구 R&D 전문인력 부족…현실적 한계

 

【 청년일보 】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AI 전문인력 부족이 산업 경쟁력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떠올랐다. 업계 현장에서는 AI를 연구개발(R&D)에 접목할 수 있는 전문 인재와 데이터 기반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연구원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과 AI 전문기업, 학계, 연구기관 등 44개 기관 종사자 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I 신약개발 활용 현황'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9%(49명)가 현재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있거나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47%(26명)는 이미 AI를 연구개발 과정에 활용하고 있었으며 42%(23명)는 도입을 검토하거나 추진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답했다. AI를 전혀 활용하지 않거나 도입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11%(6명)에 그쳤다.

 

이는 AI가 신약개발 과정에서 더 이상 선택적인 기술이 아니라 연구개발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신약개발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까지 평균 10년 이상, 수조 원의 비용이 투입되는 대표적인 고위험 산업인 만큼 AI를 활용한 개발 기간 단축과 성공 가능성 향상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실제 AI를 활용 중인 기업들의 운영 방식도 다양했다. 응답자 10명은 자체 연구인력을 통해 내부적으로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9명은 외부 전문기업에 아웃소싱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내부 활용과 외부 협업을 병행한다는 응답도 7명으로 나타났다. 자체 역량 확보와 전문기업 협력을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AI가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는 분야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 단계였다. '후보물질 식별'과 '후보물질 최적화'를 꼽은 응답자가 각각 1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화합물 식별(11명), 작용기전 분석(9명), 표적 식별 및 검증(8명), 전임상 연구(6명), 임상시험과 약물 재창출(각 4명) 순으로 조사됐다.

 

이는 AI가 방대한 생명과학 데이터를 분석해 신약 후보를 빠르게 선별하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예측하는 데 강점을 보이면서 초기 연구개발 단계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향후 AI 활용 가능성이 가장 큰 분야로는 합성의약품이 꼽혔다. 응답자 27명이 합성의약품 분야를 선택했다. 바이오의약품·항체(12명), 표적단백질분해(TPD) 기술(6명)이 뒤를 이었다. 차세대 모달리티(신약 개발 접근법) 영역에서도 AI 활용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반면 AI 신약개발 확산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전문인력 부족이었다. 신약개발 부서 내 AI 전문인력 보유 현황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7명이 "AI 전문인력이 없다"고 답했다. AI 도입 의지는 높지만 실제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할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이 확인된 셈이다.

 

정부와 유관기관에 바라는 지원책 역시 'AI 전문인력 양성'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응답자 37명이 전문인력 양성을 최우선 지원 과제로 선택했으며 연구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양질의 데이터 구축과 산학연 협력 확대, AI 연구 인프라 지원 등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투자를 빠르게 확대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도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재 확보와 연구 기반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AI 기술과 생명과학을 동시에 이해하는 융합형 인재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대표적인 분야로 꼽힌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AI는 이제 신약개발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국내 기업들의 AI 도입 의지는 매우 높지만 전문인력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한계에 직면해 있다는 점이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와 정부가 AI 전문인력 양성과 데이터 인프라 구축 등을 적극 지원한다면 국내 AI 신약개발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것이다. 산업계와 학계, 정부가 긴밀히 협력하는 생태계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맹봉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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