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진정한 의미의 의료 혁신, '누구나 오를 수 있는 검사대'에서 시작된다

등록 2026.08.29 11:00:00 수정 2026.08.29 11:00:08
청년서포터즈 9기 김다은 kde101828@naver.com

 

【 청년일보 】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첨단 영상의학 장비가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기계가 더 신속하게 접수를 도와주고 인공지능(AI)이 질병을 찾아낸다. 하지만 이처럼 빠르게 발전하는 의료 현장 속에서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영역이 있다. 바로 장애인의 건강권 문제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나 지체 장애인 환자는 엑스레이 검사실에 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부터 불편함과 마주하게 된다.

 

이들을 맞이하는 방사선사 역시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다. 환자를 돕고자 하는 마음은 크지만, 환자를 어떻게 안전하게 옮기고 포지션을 취해야 하는지 등 막상 환자를 마주하면 배운 적이 없는 현장의 실제 상황에 당황하게 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당황스러움은 환자에게 그대로 전달돼 결국 상처를 받는 대상은 환자 본인이 된다.

 

보건복지부 국립재활원의 통계(2016~2024)에 따르면 장애인의 일반 건강검진 수검률은 63.4%로 매우 낮은 수치를 보여줬다. 또한 암 검진 수검률은 46.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특히, 구강 검진의 경우 17.8%로 매우 낮은 수치를 보여줬다. 겉으로는 검진 대상이지만, 병원 안팎의 높은 장벽 때문에 실제 검진을 포기하는 장애인들이 많다는 점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검사실 내부의 물리적 환경과 장비 개선이 필수적이다. 휠체어를 탄 환자가 힘들게 촬영대에 올라가지 않고도 휠체어에 앉은 상태에서도 상반신 검사가 가능하도록 기술 도입이 필요하다. 또한 중증 장애인을 안전하게 이동시킬 수 있는 리프트나, 검사 중에 낙상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의 구비도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편의 제공을 넘어 낙상 사고를 방지하고 환자의 불안감을 줄여 검사의 정확도를 높이는데 아주 필수적인 요소이다.

 

더불어 장비 개선만큼 중요한 것은 방사선사들의 장애 감수성 향상이다. 현장의 방사선사들이 장애인 환자를 대할 때 어색해하는 것은 개인의 자질 부족이 아니라, 대학 교육 과정에서 장애인을 대하는 법을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장애인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는 알지 못한다. 미래의 의료인을 양성하는 방사선학과 교육 과정에 장애 환자 대처법과 소통에 관한 내용을 교육한다면 검사실의 당황스러움은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의료 기술의 종착지는 결국 사람의 존엄과 편리한 삶이어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첨단 장비라도,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장비에 접근할 수 없다면 그 기술은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환자가 장비에 억지로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장비와 시스템이 환자의 다양성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검사실에서 불편함 없이 검사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진정한 의료 혁신이다.
 


【 청년서포터즈 9기 김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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