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3일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식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코스피는 장 초반 1% 넘게 오르며 6,700선 회복을 눈앞에 뒀지만 오후 들어 급락세로 전환해 한때 6,400선까지 밀렸다. 원·달러 환율은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과 엔화 약세에 대한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 등이 맞물리며 1년 2개월 만에 1천350원대로 내려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6.76포인트(0.26%) 오른 6,579.48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87.61포인트(1.33%) 상승한 6,650.33으로 출발한 뒤 상승폭을 확대했다. 장중 한때는 6,682.97까지 오르며 1.8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오후 2시를 전후해 분위기가 급변했다. 코스피는 불과 10여분 만에 6,439.49까지 밀리며 1.88%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후 낙폭을 줄인 끝에 소폭 상승 마감했다. 이날 장중 최고점과 최저점의 차이는 243.48포인트에 달했다.
급락 구간에서는 금융투자와 연기금을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확대됐다. 코스피가 급락세로 돌아선 시점에는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미국 나스닥100선물 등 주요 지수도 동반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엔화 관련 거래 청산 우려를 자극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일부 외신이 BOJ가 이달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해 8월 미국 고용지표 부진과 BOJ의 금리 인상이 겹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포지션이 급격하게 청산됐을 당시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8.8%, 11.3% 급락한 바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오후 2시를 전후로 급격한 조정을 받은 뒤 일부 낙폭을 회복했다"며 "뚜렷한 악재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 속 금융투자와 연기금의 매도 확대가 장중 변동성을 키운 것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수급별로는 개인과 외국인, 기관이 모두 순매도에 나섰다. 개인은 9천550억원,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천195억원과 2천152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지난달 28일부터 5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기타법인은 1조5천936억원을 순매수하며 홀로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기타법인은 삼성전자 임직원 주식보상 목적의 자사주 매입과 SK하이닉스 자사주 소각을 위한 매입 등의 영향으로 12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천528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724억원과 1천338억원을 순매도했다.
종목별로는 LG에너지솔루션이 5.18% 상승했고 현대차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각각 1.46%, 2.15% 올랐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KB금융(5.20%), 신한지주(3.62%) 등 은행주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삼성전자는 0.20%, SK하이닉스는 1.05% 하락했다. 삼성전기(-3.71%), 삼성바이오로직스(-1.60%), SK스퀘어(-0.10%) 등도 약세로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3.45%), 금융업(3.40%), 운송장비(2.69%) 등이 상승했고 섬유·의류(-1.56%), 통신(-1.38%), 제약(-0.96%) 등은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도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며 전 거래일보다 13.77포인트(1.71%) 내린 790.21에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코스닥은 장 초반 1.28% 오른 814.31로 출발해 815.79까지 상승했지만 오후 2시를 전후해 급락하며 한때 782.87까지 떨어졌다. 이후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천94억원, 1천846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2천950억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알테오젠은 글로벌 제약사와 최대 4조4천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도 5.19% 하락했다. 에코프로(-0.37%), 주성엔지니어링(-3.28%), 원익IPS(-4.28%) 등도 내렸다.
반면 에코프로비엠은 0.19%, 이오테크닉스는 3.98% 상승했다.
주식시장과 달리 외환시장에서는 원화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4원 내린 1천359.3원에 마감했다.
오후 3시 30분 기준 환율이 1천360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7월 3일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다. 환율은 장중 1천355.9원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7월 3일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수출기업들이 수출대금으로 확보한 달러를 시장에 지속적으로 내놓은 반면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는 뚜렷하게 회복되지 않으면서 환율에 하방 압력이 가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엔화 약세에 대한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7월 말 엔화 약세에 대응하기 위한 공조 개입에 나선 바 있으며, 최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일본 측과 미국 측이 엔화 안정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157.214엔으로 전 거래일보다 2.73엔 하락했다. 장중에는 157.170엔까지 내려가 지난달 7일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351로 0.37 하락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64.39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6.94원 올랐다.
한편 간밤 미국 뉴욕증시는 국채금리 안정에 힘입어 상승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56%,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46%, 0.45% 올랐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4.821%까지 상승해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상승폭을 줄여 전 거래일보다 1.9bp 내린 4.780%에 거래됐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각각 3.21%, 2.43% 상승했고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도 2.61% 올랐다.
다만 뉴욕증시 마감 이후 실적을 발표한 브로드컴은 시간외 거래에서 0.82% 하락했다. 다음 분기 매출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치를 밑돈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18조8천890억원, 4조8천98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과 메인마켓 거래대금은 총 8조5천414억원을 기록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