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삼성전자가 폐기물을 단순히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품 원료와 산업 소재로 되돌리는 자원순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2026년 8월 기준 누적 38건의 순환자원 인정을 확보한 데 이어 지난해 한 해에만 6천859톤의 폐기물을 감축했다. 반도체와 가전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자원화부터 외부에서 발생한 폐기물의 재활용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며 순환자원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순환자원 인정 취득 건수는 사업부문별로도 두드러진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은 2019년부터 폐기물 재활용과 자원화 활동을 확대해 2026년 8월 기준 누적 30건의 순환자원 인정을 취득했다. 전체 38건 가운데 약 79%가 DS부문에서 확보된 셈이다.
순환자원 인정제도는 폐기물 가운데 사람의 건강이나 환경에 유해하지 않고 경제성 등 법적 요건을 충족한 물질을 자원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순환자원으로 인정받으면 폐기물 관련 규제 부담을 줄이면서 새로운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폐기물 처리 비용과 관리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신규 자원 투입량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재활용 비중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웨이퍼를 운반하는 용기인 웨이퍼 트레이다. 사용한 트레이를 회수한 뒤 DX부문 순환경제연구소와 협업해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재가공하고, 이를 제품 소재로 다시 활용하는 방식이다. 해당 재생 소재는 갤럭시 S25 시리즈의 사이드키와 볼륨키에도 적용됐다.
불량 웨이퍼 역시 재자원화 대상이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불량 웨이퍼를 별도로 회수해 분쇄한 뒤 전문 소재업체를 통해 실리콘을 추출하고, 이를 알루미늄 합금 원료로 재활용한다. 이렇게 생산된 재생 소재는 항공과 건설 등 산업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웨이퍼 연마 공정에 사용되는 다이아몬드 디스크에서는 귀금속인 팔라듐을 회수한다. 사용이 끝난 소모품에서 팔라듐을 추출한 뒤 화합물 원료 등으로 가공해 인쇄회로기판(PCB) 제조 원료로 재투입한다. 폐기물의 종류에 따라 소재를 분리하고 전문업체와 협력해 고부가가치 원료로 전환하는 구조다.
DX부문은 폐기물 발생 단계에서부터 순환자원 전환 가능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대상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2024년 한국환경공단 컨설팅을 통해 수원·구미·광주 등 주요 사업장의 폐기물을 전수 검토한 결과, 폐지·철판·세탁기 드럼·트레이 등 20개 품목을 순환자원 인정 추진 대상으로 발굴했다.
이 가운데 올해 8월까지 12개 품목에서 총 8건의 순환자원 인정을 취득했다. 전체 발굴 품목의 60%에 대해 인정 절차를 마친 것이다. 삼성전자는 남은 8개 품목에 대해서도 2027년 6월까지 순환자원 인정 취득을 추진할 계획이다.
광주사업장은 플라스틱 성형 공정에서 발생하는 잔재물을 순환자원으로 전환한 사례다. 냉장고 내부 공간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잔재물은 기존에도 외부업체가 분쇄해 플레이크 형태로 가공한 뒤 삼성전자 제품 원료로 재사용해 왔다. 다만 폐기물로 분류돼 보관·운반 과정에서 관련 규정을 준수하고 인계서를 제출해야 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 해당 잔재물에 대한 순환자원 인정을 취득하면서 관리 절차를 간소화했다. 폐기물의 재활용뿐 아니라 순환자원 인정에 따른 관리 효율성 개선까지 확보한 셈이다.
재활용 대상은 삼성전자 사업장 밖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올해는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 설치 과정에서 발생하는 포장용 스티로폼을 수거해 선별·제조 공정을 거쳐 플라스틱 혼합 소재로 재생했다. 해당 소재는 '비스포크 AI 무풍콤보 갤러리' 에어컨과 '인피니트 AI 공기청정기'의 내장재에 적용됐다.
제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폐유리는 복합 섬유 소재로 재활용해 '비스포크 AI 콤보' 외부 세탁조에 적용했고, 폐식용유를 활용한 재활용 소재는 냉장고 수납장에 적용했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다시 제품에 투입하는 자원순환 구조를 제품군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025년 한 해 동안 6천859톤의 폐기물을 감축한 데 이어 순환자원 인정 대상과 재활용 소재 적용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자원화 가능성을 추가로 발굴하고 관련 기술을 도입하는 한편, 회수한 소재를 제품 원료와 제조 공정에 재투입하는 순환자원 공급망 구축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