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당 티키타카'는 대한민국 정치의 심장부인 의사당대로 1번지에서 오가는 여야의 다양한 언어의 합을 포착합니다. 파편화된 발언의 나열을 넘어, 날 선 인용구 속에 숨겨진 정당의 전략과 정국 주도권의 향방을 입체적으로 조명합니다. [편집자 주]
【 청년일보 】 정기국회 개회와 맞물려 본격화한 인사청문 정국에서 정부·여당이 외교 안보 혼선과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잇단 도덕성 논란으로 자가당착에 직면했다.
정부의 중동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설에 우군인 범여권 정당마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선 데다, 법치를 총괄할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과거 음주운전 전력과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의원직 겸직 논란 및 침묵 행보가 겹치며 정권의 도덕성과 국정 철학이 거센 시험대에 올랐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외교 안보 전선에서부터 범여권 내부의 거센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조국혁신당 김준형 원내대표는 전날인 4일 오전 논평을 통해 "'파병'은 정부가 절대로 넘어서는 안 될 선"이라며 "윤석열 정부조차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놓고 파병하지는 않았다"라고 직격했다.
김 원내대표는 "외교 안보 정책을 다루는 그 누군가, 매번 같은 방식으로 언론에 가능성을 흘리고, 여론의 반응을 살피고, 논란이 커지면 '결정된 것이 없다'고 부인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국민과 젊은이들의 생명이 걸린 문제를 '흘리고, 간 보고, 다시 부인'하는 방식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라며 "도대체 왜 이 불법적인 침략 전쟁에 대한민국이 '파병'을 검토해야 하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국민 주권 정부를 자임하는 이재명 정부에서 불법 침략국가를 돕는 '파병'을 검토한다는 말이 나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질타했다.
인사청문회를 앞둔 후보자들의 도덕성 검증도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과거 음주운전으로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드러나자 지난 4일 인사청문 준비단을 통해 "음주운전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잘못"이라며 "당시 변호사로서 더욱 엄격하게 처신했어야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깊이 반성하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에 대해서도 준비단은 "후보자는 치료제 승인이나 우선 심사, 심사 기준 완화 또는 절차 생략을 요구하지 않았다"라며 "단순한 시간적 선후 관계만으로 후보자의 연락이 승인 여부나 처리 시기에 영향을 미쳤다고 단정할 수 없다"라고 해명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내로남불' 논란과 불통 논란의 중심에 섰다.
용 후보자는 지난 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 의사, 소속 정당을 둘러싼 '가족소득당' 의혹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으나 입을 굳게 닫았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좀 내리시도록 도와주시겠나. 잠시 촬영을 멈춰주시면"이라고 말했을 뿐 현안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용 후보자가 장관 지명 뒤 "당 소속 유일 국회의원인 제가 사퇴하면 기본소득당이 원외 정당이 돼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의원직 고수 입장을 밝힌 이후, 과거 2020년 정당 국고보조금 제도를 비판하며 "국고보조금을 노린 기생충 정치가 반복되고 있다"라고 주장했던 발언이 재조명돼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여기에 배우자의 5년간 당직 급여 1억2천366만원 수령과 고용노동부 청년일자리 도약장려금 1천860만원 수령 사실까지 겹쳤다.
비판 여론이 들끓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3일 당 공식 유튜브 채널 '민주당TV'에서 "이번에 문제가 되는 것은 청문회를 하지 않아도 드러나 있던 사실에 대한 판단의 문제"라며 "국민의 여러 목소리나 판단은 그 자체로 존중하며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혀 여당 내에서도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평화와 원칙, 도덕성과 탈기득권을 앞세웠던 진영이 정작 권력 운용과 인사 검증 앞에서는 자신들이 과거에 겨눴던 잣대에 그대로 걸려 넘어지고 있다"라며 "야당의 공세를 방어하기도 전에 범여권 우군의 반발과 여론의 피로감이 먼저 쌓이면서 정권 초기 국정 동력마저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라고 지적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