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2005년 등장한 FPS가 21년 뒤에도 PC방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넥슨의 온라인 1인칭 슈팅 게임(FPS) '서든어택' 이야기다. 수많은 FPS 신작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동안 '서든어택'은 빠른 전투와 직관적인 조작이라는 핵심 재미를 유지하면서 콘텐츠와 기술, e스포츠, 이용자 소통을 꾸준히 확장해왔다. 21년이라는 서비스 기간 자체보다 주목할 점은 오래된 게임의 재미를 지키면서도 시대에 맞게 게임을 계속 바꿔왔다는 것이다.
◆ 21년의 시간에도 변하지 않은 것…'보고 쏘는 재미'가 만든 국민 FPS
5일 넥슨에 따르면, '서든어택'은 2005년 8월 23일 정식 출시된 이후 국내 FPS 시장의 대중화를 이끈 대표적인 PC 온라인 게임으로 성장했다. 누적 이용자는 약 3천만명, 국내 최고 동시접속자는 35만명에 달한다.
PC방에서도 기록을 남겼다. 2006년 10월 말부터 2008년 11월 초까지 106주 동안 PC방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당시 온라인 게임 시장의 대표 흥행작으로 자리 잡았다. 서비스 21주년을 맞은 올해에도 PC방 점유율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장기간 이용자가 게임을 찾는 배경에는 복잡하지 않은 플레이 구조가 있다.
'서든어택'의 한 경기는 10분 남짓으로 짧다. 접속한 뒤 곧바로 전투에 참여할 수 있고 교전도 빠르게 전개된다. 격발과 동시에 명중 여부가 결정되는 히트스캔(Hit Scan) 방식에 짧은 부활 대기 시간이 더해지면서 이용자는 한 판이 끝난 뒤 자연스럽게 다음 전투로 이어갈 수 있다.
승패를 가르는 기준도 명확하다. 상대를 먼저 발견하고 정확하게 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실력이 결과로 이어지는 '피지컬' 중심의 전투는 '서든어택'이 21년간 유지해온 핵심 게임성이다.
폭파미션과 팀데스매치를 기본으로 스나이퍼전, 점령전, 생존전 등 다양한 모드를 추가하면서 플레이 방식도 넓혔다. '제3보급창고', '웨어하우스' 등 서비스 초기부터 등장한 전장은 2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주요 플레이 공간으로 남아 있다.
2025년 말에는 기존 생존모드를 개편한 '생존전'을 선보였다. 첫 업데이트 시점부터 하루 30만명이 즐길 정도로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정규 콘텐츠로 편성됐다.
핵심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 핵심을 둘러싼 콘텐츠는 계속 바뀌어온 셈이다.
◆ 비·아이유·트와이스부터 리센느까지…240여명 캐릭터로 이어온 대중문화 접점
'서든어택'의 장기 서비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게임과 대중문화를 연결한 콘텐츠다.
대표적인 사례가 연예인 컬래버레이션 캐릭터다. 2008년 가수 '비'를 시작으로 아이유, 트와이스, 프로미스나인, 신세경, 김원훈 등 다양한 아티스트가 게임 속 캐릭터로 등장했다. 지난달에는 아이돌 그룹 리센느도 합류했다.
지난달 기준 연예인 캐릭터는 240여명에 달한다.
연예인 캐릭터는 단순히 게임 안에 유명인을 등장시키는 데 그치지 않았다. 당시 대중문화의 흐름을 게임 속에 지속적으로 담아내면서 게임 이용자와 대중문화 팬이 만나는 접점 역할을 했다.
21년이라는 시간 동안 등장한 인물들의 면면을 따라가면 '서든어택'이 어떤 방식으로 대중문화와 관계를 이어왔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 20주년 팝업에 8천명…게임 안에서 시작된 팬덤, 현실로 확장
이용자와의 접점은 오프라인으로도 확대됐다.
2025년 서비스 20주년을 맞아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서든캠프' 콘셉트의 팝업스토어에는 9일간 약 8천명이 방문했다. 사격 체험과 군번줄 제작을 비롯해 '고텝(고스트 스텝)', '위폭(위로 던지는 수류탄)' 등 게임 속 요소를 현실에서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20주년 당일 열린 생일파티 쇼케이스 생중계는 최고 시청자 1만5천명을 기록했다.
게임 안에서 이어지던 이용자들의 관심이 오프라인 행사와 생중계로 확장된 것이다. 당시 PC방에서도 반응이 이어졌다. PC방 순위 집계 사이트 '더로그' 기준 종합 2위, 점유율 15.32%까지 올라 동 장르 1위를 기록했다.
팝업스토어에서 판매한 굿즈의 수익금 전액 약 5천200만원은 국제주거복지 비영리단체 한국해비타트에 기부됐다.
게임 이용자의 소비와 참여가 사회공헌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20주년 행사는 단순한 기념행사를 넘어 이용자와 함께 만든 결과물을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사례가 됐다.
◆ 오래된 FPS의 숙제 '공정성'…보안 강화하고 플레이 환경도 개선
장기 서비스 게임이 넘어야 할 과제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것만이 아니다. 특히 경쟁을 기반으로 하는 FPS에서는 이용자 간 공정한 플레이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서든어택'은 글로벌 보안 솔루션 '이지 안티치트(EAC)'와 자체 보안 솔루션 '넥슨 게임 시큐리티'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가 직접 불법 프로그램 사용 의심자를 판별하는 '길로틴 시스템'의 배심원 인증 절차를 고도화하는 등 이용자 참여형 보안 체계도 강화했다.
2차 보안 인증 구간과 매칭 풀 분리 정책을 확대하고, 제재 계정이 탈퇴 후 재가입을 통해 제재를 우회하는 행위도 제한하고 있다.
불법 프로그램 제작·유포자에 대한 사법 대응도 이어지고 있다.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해 정상적인 게임 서비스와 운영을 방해한 것으로 판단되는 이용자에 대해서도 업무방해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수사가 진행 중임을 공개하는 등 대응 범위를 넓혔다.
플레이 환경의 기술적 개선도 이어졌다.
올해 7월에는 최대 200 FPS까지 프레임을 확장해 이용자의 선택지를 넓혔다. 피격 판정을 개선하고 보안 시스템을 보강하는 한편 무기 밸런스를 조정하는 등 장기 서비스 과정에서 발생하는 플레이 환경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21년 된 게임이라는 사실이 경쟁력의 약점이 되지 않도록 게임의 기본 환경을 계속 손보는 것이다.
◆ 20년 넘게 이어온 e스포츠…'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으로
'서든어택'의 e스포츠 역사는 서비스 이듬해인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e스포츠협회 공식 종목에 이름을 올린 뒤 '마스터리그'를 출범시켰고, 2024년부터는 공식 리그인 '서든어택 챔피언십'을 연 2회 개최하고 있다.
올해에는 총상금 8천만원, 우승 상금 4천만원 규모로 대회를 확대했다. 팀 지원금도 신설해 선수와 팀이 안정적으로 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서든어택 챔피언십'의 특징은 라이브 서비스와 e스포츠가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라이브 서비스에서 새롭게 추가된 맵과 무기가 실제 대회 무대에 등장하고, 업데이트에 따라 경기 전략과 흐름도 달라진다.
중계 방송에는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데스크를 도입했고, 현장 관람 보상과 생중계 드롭스, 승부 예측, 게임 내 리그 챌린지 퀘스트 등을 통해 게임 이용과 대회 관람을 연결하고 있다.
20년 넘게 이어진 e스포츠 경험을 바탕으로 '서든어택'은 직접 플레이하는 게임을 넘어 경기를 보고 즐기는 게임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 21주년 '문라이즈' 공개…게임의 현재 넘어 다음 단계 준비
21주년을 맞은 '서든어택'은 현재 서비스 유지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콘텐츠와 플레이 환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열린 21주년 디렉터 쇼케이스에서는 2026 시즌4 '문라이즈(Moonrise)'가 공개됐다.
시즌을 대표하는 새로운 캐릭터 '루나'와 무기 'NOX(S)'가 등장하며, 인기 콘텐츠인 '생존전'은 등장 아이템과 보급 무기 구성, 진급 보상 등을 중심으로 개선된다.
무기 밸런스 4차 개편과 이용자 취향에 맞춰 조준점을 설정할 수 있는 '커스텀 에임', 16:9 해상도 지원 테스트 등 플레이 환경 개선도 진행한다. e스포츠 경기 서버는 데디케이티드 서버 방식으로 전환해 대회 환경도 개선할 계획이다.
여기에 21년간 국내에서 쌓아온 IP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지난 7월 30일에는 PC 스팀(STEAM)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이용자를 겨냥한 '서든어택 제로 포인트(Sudden Attack Zero Point)'를 얼리 액세스로 선보였다.
'서든어택 제로 포인트'는 원작의 빠른 전투와 폭파미션, 팀데스매치 기반의 플레이를 계승하면서 게임 엔진을 업그레이드해 그래픽을 개선하고 새로운 무기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시티캣' 맵과 에픽 부품 '샌드스톰'을 선보이는 프리시즌을 시작으로 순차적인 업데이트를 이어갈 예정이다.
원작 '서든어택'이 2005년 국내 FPS 시장에서 대중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면, '서든어택 제로 포인트'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이용자층을 확보하는 도전에 나선 셈이다.
◆ 21년의 핵심은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는 것'의 균형
'서든어택'의 21년은 단순히 오래된 게임의 기록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2005년부터 이어진 빠르고 직관적인 전투, 실력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피지컬 중심의 재미는 유지했다. 동시에 새로운 모드와 캐릭터를 추가하고, 보안과 프레임 등 기술적 요소를 개선했으며, e스포츠와 오프라인 행사로 이용자와의 접점을 넓혔다.
이제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서든어택 제로 포인트'까지 선보이며 IP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결국 장기 서비스의 핵심은 모든 것을 바꾸는 것도,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 것도 아니다.
게임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핵심 재미는 지키면서 이용자가 요구하는 환경과 콘텐츠를 계속 바꾸는 것. '서든어택'이 21년 동안 서비스를 이어오며 보여준 생존 방식이다.
시장의 유행은 바뀌고 새로운 FPS가 등장했지만, 적을 발견하고 먼저 방아쇠를 당겨 승부를 결정짓는 '원샷원킬'의 재미는 여전히 유효하다.
21년째 이어지는 '서든어택'의 경쟁력은 결국 가장 오래된 재미를 가장 현재적인 방식으로 이어가는 데 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