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이달 들어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관련 상품을 대거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상승을 차익실현 기회로 활용하는 한편, 미국 대표지수와 커버드콜·파킹형 ETF를 투자처로 삼아 향후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8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7일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 가운데 수익률 상위 10개 상품 중 9개가 반도체 관련 ETF로 집계됐다.
특히 SK하이닉스 주가의 일간 등락률을 2배가량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이 기간 12.65% 올라 ‘TIGER 글로벌자원생산기업’(16.8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RIS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가 12.11%,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가 11.77% 상승했다. ‘SOL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와 ‘1Q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KIWOOM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도 나란히 11%대 수익률을 올렸다.
반도체 업종 전반에 투자하는 상품도 강세를 나타냈다.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와 ‘KODEX 반도체레버리지’는 같은 기간 각각 10.86%, 9.80%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각각 3.85%, 6.51% 오르면서 관련 ETF의 수익률도 동반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높은 수익률이 신규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개인투자자들은 단기간 가격이 오른 반도체·지수 레버리지 상품을 중심으로 매도에 나섰다.
같은 기간 개인 순매도액이 가장 컸던 ETF는 ‘KODEX 레버리지’로 2천301억원을 기록했다. ‘KODEX 200’에서도 2천158억원이 빠져나갔고,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의 개인 순매도액도 943억원에 달했다. ‘KODEX 반도체레버리지’와 ‘TIGER 반도체TOP10’에서도 각각 523억원, 501억원의 개인 순매도가 나타났다.
반도체 ETF에서 빠져나온 개인 자금은 미국 대표지수와 변동성 대응 상품으로 향했다.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TIGER 미국S&P500’으로 순매수액은 1천259억원이었다. ‘KODEX 미국나스닥100’과 ‘KODEX 미국S&P500’에도 각각 693억원, 660억원이 유입됐다. ‘TIGER 미국나스닥100’도 474억원의 개인 순매수를 기록했다.
상승 여력이 특정 종목이나 업종에 집중된 레버리지 상품 대신 다수의 미국 대형주에 분산 투자하는 대표지수 ETF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대표지수 ETF 역시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 가능성이 있는 위험자산이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보다 종목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커버드콜과 파킹형 ETF에 대한 선호도 확인됐다. 개인은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을 721억원어치 순매수했고, ‘KODEX 머니마켓액티브’에도 320억원을 넣었다.
커버드콜 ETF는 주식 등 기초자산을 보유하면서 콜옵션을 매도해 받은 프리미엄을 분배 재원으로 활용한다. 증시가 횡보하거나 완만하게 움직일 때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머니마켓 ETF는 초단기 채권이나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해 이자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주식처럼 장중 거래할 수 있고 가격 변동 폭이 상대적으로 작아 투자처를 정하지 못한 대기자금을 단기간 보관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시장에서는 미국 중간선거와 장기금리 상승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변동성에 대비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증권은 과거 미국 중간선거가 치러진 해에는 9월부터 시장 변동성이 점차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역사적으로 변동성지수(VIX)가 단기 이동평균선을 밑돈 이후에는 S&P500지수가 60일 동안 상승할 확률이 77%였으며 평균 상승률은 4.1%로 나타났다. 변동성이 정점을 통과한 뒤에는 주식시장이 반등하는 흐름이 반복됐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재정건전성 우려가 장기 국채금리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변수다. 지난 7월 기준 미국 정부 지출에서 이자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17%까지 높아졌다. 높은 금리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미래 성장 기대에 주가가 크게 좌우되는 종목보다 현재 이익과 현금흐름, 재무건전성이 탄탄한 기업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
장치영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ETF 시장에서 커버드콜, 보험 등 금리 상승기에 방어력이 높은 상품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반면, 금리에 민감한 인공지능(AI)·반도체 테마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청년일보=김주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