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기업들 '방긋'…2분기 매출·수익성 '역대 최고'

등록 2026.09.09 12:13:49 수정 2026.09.09 12:13:49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AI 투자 확대에 반도체 매출 급증…전산업 매출증가율 26.7%
제조업 영업이익률 24%, 사상 최고 기록…'삼전닉스' 영향 커
대기업 재무건전성 개선…중소기업 부채비율 112.1%로 상승

 

【 청년일보 】 국내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올해 2분기 큰 폭으로 개선됐다.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로 반도체 업황이 호조를 보이면서 제조업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증한 영향이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할 경우 주요 지표의 개선 폭은 크게 낮아져 반도체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2만6천509곳의 2분기 매출액증가율은 26.7%로 집계됐다. 1분기 13.5%에서 13.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5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종전 최고치는 2021년 4분기의 24.9%였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제조업 매출액증가율은 39.6%로 전분기 21.1%보다 크게 확대됐다.

 

특히 기계·전기전자 업종의 매출 증가율이 88.5%에 달하면서 제조업 전체의 성장세를 견인했다. 이 가운데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은 매출 증가율이 75.7%에서 119.7%로 뛰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등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가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할 경우 제조업 매출액증가율은 14.0%로 낮아졌다. 반도체 대기업의 실적이 전체 제조업 지표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

 

비제조업에서도 일부 업종의 회복세가 나타났다. 운수업 매출 증가율은 8.1%에서 13.6%로, 도소매업은 7.1%에서 13.7%로 각각 확대됐다. 운수업은 중동전쟁 여파로 해상운임이 상승하고 항공화물 수요가 늘어난 점이, 도소매업은 반도체 판매업체와 백화점 등 유통업 전반의 업황 개선이 영향을 미쳤다.

 

건설업 역시 매출 증가세로 돌아섰다. 2분기 매출액증가율은 0.3%로 전분기 -4.0%에서 플러스로 전환됐다. 건설업 매출이 증가세를 보인 것은 8분기 만이다. 반도체 공장 관련 공사 물량이 늘어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기업 규모별로도 매출 성장세가 모두 개선됐다. 대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16.0%에서 30.5%로, 중소기업은 2.4%에서 10.2%로 각각 높아졌다.

 

수익성 역시 반도체 업황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2분기 전산업 매출액영업이익률은 16.9%로 전년 동기 5.1%보다 11.8%포인트 상승했다. 이 역시 2015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직전 최고치였던 올해 1분기 13.2%도 넘어섰다.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은 24.0%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2분기 5.1%에서 약 5배 수준으로 높아졌으며 역대 최고 기록이다. 기계·전기전자 업종의 영업이익률도 43.0%로 전년 동기 7.4%에서 크게 뛰었다.

 

한국은행은 반도체 업종의 경우 고정비 비중이 높은 특성상 매출이 늘어날 때 영업이익이 매출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비제조업의 수익성은 소폭 악화됐다. 비제조업 영업이익률은 5.1%에서 5.0%로 낮아졌다. 특히 운수업은 고유가와 우회 항로 이용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이익률이 7.0%에서 4.8%로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이 5.1%에서 19.1%로 크게 상승했고, 중소기업도 5.0%에서 5.3%로 소폭 개선됐다.

 

다만 반도체 대기업을 제외하면 업종 간 수익성 격차는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전산업 영업이익률은 6.2%로 전체 수치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제조업 영업이익률도 두 기업을 제외하면 7.2%로 낮아진다.

 

이미주 한국은행 팀장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제외하고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7.2%"라며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격차가 그렇게 크지는 않고, 두 산업 다 어느 정도 방향은 비슷하게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해도 성장성과 수익성이 개선되는 등 전체적으로 영역을 가리지 않고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무건전성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2분기 전산업 부채비율은 84.5%로 1분기 87.0%보다 2.5%포인트 낮아졌으며, 차입금의존도 역시 23.9%에서 22.8%로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차이가 있었다. 대기업 부채비율은 83.8%에서 79.8%로 개선됐지만 중소기업은 103.0%에서 112.1%로 높아졌다. 중소기업의 차입금의존도도 30.7%에서 31.1%로 상승했다.

 

이 팀장은 중소기업의 재무 안정성 악화와 관련해 "숙박·음식, 도소매 등 비제조업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자금 수요가 커진 영향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3분기에도 AI 투자 수요를 기반으로 한 반도체 업황 호조가 이어질 경우 기업 지표의 개선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 역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동 정세와 미국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향후 기업 실적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팀장은 "견조한 AI 투자 수요에 기반해서 반도체 업황 호조세가 이어지고, 내수도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전체 지표 개선이 반도체 제조업을 중심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중동 전쟁 상황과 미 관세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 추이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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