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는 그대로, 빚만 늘었다...마이너스통장 잔액 70조원 육박

등록 2026.09.14 07:00:00 수정 2026.09.14 07:00:08
김두환 기자 kdh7777@youthdaily.co.kr

7월 말 잔액 69.7조원...올해 들어 6.1조원 증가
계좌 수는 0.5% 늘어…계좌당 평균 대출액 1천425만원
금리 5.64%로 2021년 말보다 1.70%p↑…가계 이자 부담 커져

 

【 청년일보 】 국내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이 올해 들어 6조원 넘게 늘어나며 70조원에 육박했다. 계좌 수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계좌당 실제 빌려 쓴 금액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가계의 대출 의존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지난 7월 말 기준 69조7천28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63조6천409억원과 비교하면 6조874억원(9.6%) 증가한 규모다. 해당 수치는 은행이 승인한 대출 한도가 아니라 차주가 실제로 마이너스통장에서 빌려 사용한 금액이다.

 

반면 마이너스통장 계좌 수는 지난해 말 486만9천319개에서 7월 말 489만3천636개로 2만4천317개(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계좌 수 증가 폭에 비해 대출 잔액이 크게 늘면서 계좌당 차입액도 급증했다. 유효 계좌 수를 기준으로 계산한 계좌당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약 1천307만원에서 7월 말 약 1천425만원으로 118만원(9.0%) 증가했다.

 

올해 마이너스통장 잔액 증가는 특히 4~7월에 집중됐다. 이 기간 잔액 증가액은 5조7천827억원으로 올해 7월까지 누적 증가액의 95.0%를 차지했다.

 

7월에도 증가세는 이어졌다.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조정을 받은 가운데서도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한 달 동안 1조1천496억원 늘었다. 계좌 수가 약 0.1%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달리 잔액은 1.7% 증가했다.

 

7월 말 잔액은 과거 분기 말 기준으로 보면 2021년 말 70조1천814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1년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개인투자자의 주식 투자 열풍이 거셌던 시기다. 이른바 ‘동학개미’가 증시의 핵심 매수 주체로 부상하면서 코스피가 사상 처음 3천선을 넘어섰다.

 

최근 마이너스통장 잔액 증가 역시 개인투자자의 이른바 ‘빚투’ 수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도 지난 10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올해 2분기 신용대출과 보험약관대출 등 금융권 기타 대출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가 크게 확대된 것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대출 규모가 2021년 말 수준에 근접한 반면 차입 비용은 당시보다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은행별 대출 잔액에 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한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는 2021년 말 연 3.94%에서 올해 7월 말 5.64%로 1.70%포인트 상승했다.

 

은행별로도 금리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신한은행의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같은 기간 연 3.71%에서 5.16%로, 우리은행은 3.74%에서 5.44%로 올랐다. 카카오뱅크 역시 4.25%에서 6.42%로 상승했다.

 

대출 잔액은 2021년 말 수준에 근접했지만 금리는 당시보다 상당 폭 높은 만큼 차주가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은 더욱 커진 셈이다.

 

특히 6월 하순 이후 주가 조정 과정에서 차입을 활용한 투자 포지션이 빠르게 청산된 점도 변수다. 마이너스통장 등을 이용해 주식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경우 주가 하락으로 자산가치가 감소하면서 대출 상환 여력이 약화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뿐 아니라 실제 가계의 자금 사정과 대출 의존도까지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성훈 의원은 “계좌 수는 크게 늘지 않은 반면 대출 잔액이 빠르게 증가한 것은 가계의 급전 의존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라며 “가계의 현금흐름 악화 여부까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저작권자 © 청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로35길 4-8, 5층(당산동4가, 청년일보빌딩) 대표전화 : 02-2068-8800 l 팩스 : 02-2068-8778 l 법인명 : (주)팩트미디어(청년일보) l 제호 : 청년일보 l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6 l 등록일 : 2014-06-24 l 발행일 : 2014-06-24 | 회장 : 김희태 | 고문 : 고준호ㆍ오훈택ㆍ고봉중 | 편집국장 : 강필수 | 편집·발행인 : 김양규 청년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청년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youth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