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25조 SOS' 무산…삼성·SK, '전기료 선납' 제안 거절

등록 2026.09.14 08:23:43 수정 2026.09.14 08:23:51
안정훈 기자 johnnyahn@youthdaily.co.kr

국고채 이상 이자 혜택 제안에도 합의 불발
부채 210조 한전, 전력망 재원 확보 비상

 

【 청년일보 】 한국전력공사가 국가 전력망 구축 재원 마련을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요청한 25조 원 규모의 전기요금 선납 제안이 최종 무산됐다.

 

두 기업은 대규모 자금을 미리 집행하는 것이 중장기적인 경영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한전이 제시한 전기요금 선납안을 내부적으로 면밀히 검토한 끝에 수용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최근 한전 측에 이 같은 방침을 공식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전은 삼성전자에 20조 원, SK하이닉스에 5조 원의 전기료 선납을 타진했다.

 

이는 두 기업이 지난해 납부한 요금을 기준으로 향후 5년 치에 달하는 막대한 액수다.

 

반도체 업계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으나, 기업 입장에서는 이 같은 시장 호조가 향후 5년간 변함없이 이어질 것이라 장담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용인과 호남 지역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인프라 확충에 기여한다는 명분은 있으나, 수십조 원의 유동성을 미리 묶어두는 것은 미래 경영 불확실성을 극대화하는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선의의 투자보다는 현금 유동성 확보와 불확실성 최소화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은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선납금에 대해 국고채 2년물 금리를 웃도는 이자를 적용하고, 이를 반기마다 전기요금에서 차감해 주는 인센티브 방식을 제시했으나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한전은 미리 확보한 자금을 국가 기간 전력망 신설에 우선 투입해 신규 사채 발행 부담을 덜 계획이었다.

 

이번 제안 거절로 재무 위기에 처한 한전의 자금 조달 시름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한전의 누적 부채는 210조 7천억 원에 달하며, 하루에 발생하는 이자 비용만 115억 원 수준이다.

 

여기에 자본금과 적립금 합산액의 최대 5배까지 사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정부의 특례 조치마저 내년 말 일몰을 앞두고 있어 재원 마련 체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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