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누가 통제하나"…美 중간선거판 덮친 'AI 전쟁'

등록 2026.09.15 08:48:31 수정 2026.09.15 08:48:46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데이터센터 전력·물 사용 논란서 인류 생존 위협으로 확산
트럼프 "역겨운 음모" 일축…민주당은 개발 속도조절 압박

 

【 청년일보 】 인공지능(AI)을 둘러싼 논쟁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핵심 정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인한 전력·수도 문제를 넘어 AI가 통제를 벗어날 경우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면서 미국 정치권의 논쟁도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15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최근 AI를 둘러싼 논쟁의 초점이 일자리 감소와 생활비 부담에서 AI 안전성과 통제 문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특히 AI 기업 경영진이 직접 개발 속도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면서 정치권의 찬반 논쟁도 격화되고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2일 AI 개발 속도를 조절하고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으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CNN은 14일(현지시간) AI에 대한 우려가 업계 거물들로부터 직접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분수령이 될 수 있다며, 급변하는 정치 환경 속에서 AI가 11월 중간선거와 2028년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 내 AI 논쟁은 그동안 기술 발전에 따른 일자리 감소 우려에서 출발했다. 이후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본격화하면서 막대한 전력과 물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가 지역사회의 전기·수도요금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문제가 정치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논쟁의 범위가 AI의 존재론적 위험으로까지 확대됐다.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발전할 경우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면서 AI 규제와 개발 속도 조절을 둘러싼 정치적 대립이 본격화하고 있다.

 

◆ 트럼프 "일어나지도 않을 일"…AI 가속 기조 유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아일랜드 방문 중 AI 속도조절론을 두고 "부정적 세력이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부각하고 있다"는 취지로 비판한 데 이어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는 이를 "역겨운 음모"라고 규정했다.

 

CNN은 트럼프 행정부가 전통적인 산업과 AI 산업을 크게 구분하지 않고 최소한의 규제를 선호하는 이념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AI를 미국 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이해관계도 속도조절론에 대한 반대 배경으로 꼽힌다. AI 산업의 성장세가 꺾이거나 이른바 AI 거품이 붕괴할 경우 정치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도 트럼프 행정부가 AI 가속을 강조하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AI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중국에 추월당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미국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AI 가속주의 진영에서는 속도조절론 자체에 대한 경계도 커지고 있다. 악시오스는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자 등을 포함한 트럼프 대통령의 AI 가속주의 동맹이 업계 선두 기업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규제를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속도조절론을 활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AI 차르를 지낸 데이비드 삭스 백악관 과학기술자문위원장 역시 AI 안전 문제를 논의하는 주체가 결국 AI 기업 자체가 돼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았다.

 

마이크 존슨 공화당 하원의장도 AI 업계가 안전 문제에 대한 공통된 접근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슨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중 또는 다음 주 초 AI 기업 경영진과 만나 AI 안전과 업계의 책임, 필요할 경우 정부 규제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공화당 전당대회 행사장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도 만났다. 올트먼 CEO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AI 위험성을 경고해온 전직 연구자의 폭로 이후 만남이 성사됐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 민주당 "단호한 행동"…AI 안전장치 요구 확산

 

민주당은 AI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며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전날 ABC 방송에서 의회가 AI 개발 속도를 늦추기 위한 "단호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번 주 의원총회를 열고 AI 개발 속도조절과 관련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지난 10일 AI가 제대로 통제되지 않을 경우 위험해질 수 있다며 AI 대응을 주요 정치 의제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2028년 대선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민주당 인사들도 AI 안전 문제를 잇달아 제기하고 있다.

 

피트 부티지지 전 교통부 장관은 방송 인터뷰에서 통제를 벗어난 AI에 강제 정지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며,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도 연방정부가 국내외에서 AI 안전장치를 마련했어야 할 시점이 이미 지났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내놨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구체적인 대응 방식을 두고는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악시오스는 민주당 의원들이 AI 위험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는 데에는 공감대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놓고는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초지능 AI를 전면 금지하거나 개발을 일시 중단해야 한다는 강경론부터 초당적인 AI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대응하자는 방안까지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AI의 실제 위험 수준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일부 AI 전문가들은 인류 멸망 가능성을 경고하는 시나리오가 현재 AI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AI에 대한 대중의 불안이 커질수록 정치적 영향력은 별개의 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AI의 위험성이 과장됐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유권자들의 불안이 정치적 의제로 자리 잡을 경우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CNN은 결국 "누가 AI를 통제하는가"라는 질문이 미국 정치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AI가 인간의 통제 아래 남을 것인지, 기술 발전이 인간의 통제 범위를 넘어설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중간선거를 넘어 2028년 대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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