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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구제 "세월아, 네월아"...금융당국 '소걸음'에 피해자들 '발동동'

지난 20일, 伊헬스케어 펀드 2년만에 분조위 개최
亞무역금융 펀드 작년 4월 신청...일정 조차 '미정'
작년 금융분쟁 평균 처리기간 93일..."해마다 증가"

 

【 청년일보 】 대규모 환매 중단 등 금융 소비자들에게 큰 피해를 안긴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가 늦어지면서, 여타 사모펀드에 대한 구제는 기약 없이 뒤로 밀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국내에서 일어난 대부분의 사모펀드가 대부분 해외에 기초자산을 두고 있어 조사 자체가 쉽지 않은데다 피해자와 금융사 간의 의견이 시간이 지날수록 첨예하게 갈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라임과 옵티머스펀드 사태와 비교해 사회적 관심이 적은 사모펀드의 경우 지금까지도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피해자들의 불안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에 열렸던 하나은행이 판매한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에 대한 금감원 분조위가 또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차후 회의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는 2017∼2019년 이탈리아 병원들이 현지 지방정부에 청구할 진료비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 상품이다.

 

해당 펀드는 국내에서만 약 1천535억원 어치가 판매됐다. 또한 2019년 말부터 상환 연기나 조기상환 실패가 발생했으며,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액만 1천1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이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에 대한 분쟁조정에 나선 것은 해당 펀드의 환매중단 사태가 일어난 지 2년 만의 일이다. 당초 지난 4월 25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두 차례나 연기됐다.

 

이에 피해자들은 기약 없는 분조위 일정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금감원 민원이 아닌 민사소송을 진행했다면 사안이 더 빠르게 마무리됐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양수광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피해자연대 대표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2년 동안 수차례 연기된 분조위가 이제야 개최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금감원 분조위가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를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가 아닌 '불완전판매'로만 결론지을 가능성이 높아, 피해자들은 더욱 큰 고통과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 등 앞선 사모펀드에 대한 금감원 결과가 나오고 있지 않은 까닭에 다른 사모펀드의 경우 분조위 일정조차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젠투 파트너스 DLS(파생결합상품·젠투펀드), 독일 헤리티지 DLS(이하 독일 헤리티지 펀드), 더플랫폼 아시아무역금융 펀드에 대한 분조위는 민원을 제기한지 1년이 지났지만 분조위 일정은 아직 깜깜 무소식이다.

 

더플랫폼 아시아무역금융 펀드 피해자의 소송 대리인인 법무법인 한누리의 송성현 변호사는 "지난해 4월 금감원에 분쟁조정 신청을 한 상태지만 아직 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국내 5대 사모펀드도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시아무역금융 펀드에 대한 분조위는 기약조차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회 정무위원회와 금감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 분쟁 평균 처리 기간은 93.3일로 집계됐다.

 

금감원의 금융 분쟁에 대한 평균 처리 기간은 2017년에는 24.4일에 그쳤다. 그러나 2018년 34.3일, 2019년 48.1일, 2020년 58.7일로 해마다 기간이 늘어나더니 지난해 90일을 넘겼다.

 

금감원은 금융 분쟁 신청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때는 지체 없이 분조위에 회부해야 하며, 분조위는 이를 심의해 조정안을 60일 내에 작성해야 한다. 그러나 해당 규정은 지켜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분조위 결정이 나오더라도 피해자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라임펀드 피해자들이 지난달 민사소송에서 투자금 100% 반환 판결을 받아냈기 때문이다. 

 

즉 펀드 판매 과정에서 라임펀드와 유사한 위법행위가 있었다면 다른 사모펀드 피해자들도 민사소송을 통해 피해금 전액을 보상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그간 사모펀드에 대해 금감원이 제시한 손해배상 비율은 40~80%에 불과했다. 

 

송 변호사는 "(아시아무역금융 펀드의 경우) 보험사가 원금을 보장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식으로 판매가 이뤄진 상품"이라며 "분조위 결과에 따라 100% 반환 민사 소송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더플랫폼 아시아 무역금융펀드는 플랫폼파트너스 자산운용사가 운용한 것으로 판매사는 우리은행을 포함 총 6곳이다. 

 

지난 2019년 4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상품을 판매해 현재 펀드 만기일이 지났지만, 만기 상환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자 측에 따르면 해당 펀드의 피해액은 약 1천755억원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독일 헤리티지 펀드는 2017년 5월부터 국내 증권사와 은행을 통해 약 5천여억원이 판매된 상품이며, 젠투펀드의 경우 국내에서 1조125억원가량 판매됐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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