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가 운영하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622/art_17487721041646_ed1ee2.jpg)
【 청년일보 】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이석우 대표의 사임을 공식화하면서 그 배경에 가상자산업계가 술렁이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 사임을 두고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중징계와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특히 당국과의 의사소통 문제란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3일 가상자산업계 등에 따르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지난달 29일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오는 7월 1일부로 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일신상의 이유로 7월 1일부로 두나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한다"고 밝혔다.
이어 "두나무의 더 큰 도약을 위해 새로운 도전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과 함께 개인적인 건강상의 문제로 물러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622/art_17487721111175_9e2c8c.jpg)
이 대표는 업비트 출범 초기인 2017년 말부터 두나무 대표이사를 맡아 2020년, 2023년 두 번 연임에 성공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다.
업비트는 두나무를 대기업으로 성장시킨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다. 이 때문에 이석우 대표는 신생 거래소였던 업비트를 시장 점유율 80% 이상의 1위 거래소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나무 측은 "이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대표직에서 사임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 사임을 두고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중징계와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중징계와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시점에서, 업비트의 '공식 얼굴'이자 제도권 안착을 이끌어온 이 대표가 임기를 절반 정도 남긴 채 중도 하차했다는 점이 관심을 끌고 있다.
FIU는 지난해 업비트에 대한 자금세탁방지(AML) 종합검사에서 수만 건의 위반 사항을 적발하고, 올해 2월 두나무에 ▲신규 고객 자산 이전 업무 3개월 정지 ▲과태료 부과 ▲이석우 대표에 대한 문책경고 등의 중징계를 통보했다.
문책경고는 금융권에서 통상적으로 최고 경영진의 직무 지속을 어렵게 만드는 수위의 제재로 받아들여지는 조치다.
아울러 같은 시기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은 두나무 본사에 예고 없는 현장조사를 단행했다. 국세청은 업비트의 해외 법인 '업비트 APAC'을 통한 상장 수수료 현금화 및 외화 유출 가능성, 그리고 송치형 이사회 의장의 법률비용 회삿돈 대납 의혹 등도 점검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업비트를 통해 국내에서 발생한 코인 상장 수수료나 거래 수익 일부가 해외 법인을 경유해 외화로 전환된 뒤, 그 자금의 흐름이 불분명하거나 회계상 실질 귀속 주체가 확인되지 않는 사례도 포함될 여지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자금세탁방지 체계 미비로 인해 외화 유출 경로로 활용됐을 가능성, 또는 실질 과세 회피를 위한 역외 거래구조가 존재했는지도 이번 국세청 조사의 핵심 중 하나로 거론된다.
이는 단순 회계 오류나 절차 미비를 넘어서 자금의 해외 이전 경위와 목적, 통제 여부 전반을 아우르는 구조적 진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FIU의 문책경고와 국세청의 정밀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 대표 사의가 단순한 개인적 결단으로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가산자산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이석우 대표가 자리에서 사퇴한다는 이야기가 업계에 돌았다"면서 "특히 FIU 검사가 당시에는 거의 확실시 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에서는 당국과 각을 세우는 모습이 이 대표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가산자산업계 관계자는 "올 초에 파리에서 블록체인 행사가 있을 때 사임설이 나돌았다"면서 "당시 국내 복귀 후 임기를 채우겠다고 외부에 이야기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재재심이 끝난지 않은 상황에서 보고 책임자랑 해당 부서 리더를 면직, 이를 당국이 불편해 했던 것으로 안다"면서 "이후 바로 인사 발령을 취소하는 등 당국과의 소통이 다소 미흡했다는 점이 이 대표 사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경석 두나무 신임 대표 내정자. [사진=두나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622/art_17487721183443_ee4c1e.jpg)
일각에서는 두나무가 신임 대표에 김앤장 출신 오경석 팬코 대표를 내정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오 내정자는 공인회계사·판사·재판연구관 등을 거쳐 김앤장에서 기업 법무와 조세 자문을 수행, 가상자산업계와는 직접적인 접점이 없는 인물이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대표로 선임된 분이 예전 송치영 이사회 의장의 소송건을 맡았던 분으로 알고 있다"면서 "시장에서는 향후 행정 소송을 비롯해 입법활동 등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