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한미약품이 GLP-1 계열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에페)'의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전사 차원의 통합 협의체를 출범시키며 사업화 준비를 본격화했다. 개발·임상·마케팅·생산·유통 전 영역을 하나의 실행 체계로 묶어, 허가 이후 초기 시장 안착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전략이다.
17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 C&C 스퀘어에서 'EFPE-PROJECT-敍事(서사)' 발족식을 개최하고, 에페 상용화를 위한 전사 협의체 운영에 돌입했다.
이번 협의체는 개발, 임상, 마케팅, 생산, 유통,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통합적으로 조율하는 의사결정 기구로, 향후 매월 정례 회의를 통해 실행력을 점검할 계획이다.
에페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비만 치료제로, 한미약품이 연내 시판 허가를 목표로 개발 중인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회사는 이번 협의체 출범을 계기로 하반기 허가 추진을 공식화하며 상업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에페의 비만 치료제 전환을 주도한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을 비롯해 황상연 대표이사, 김나영 신제품개발본부장, 박명희 국내마케팅본부장, 최인영 R&D센터장 등 주요 임원진이 참석했다. 각 부문 책임자들은 개발 전략과 시장 진입 전략, 생산·유통 계획 등을 공유하며 협업 체계를 구체화했다.
개발 전략 측면에서 한미약품은 비만 적응증을 중심으로 당뇨 등 대사질환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동시에 모색하고 있다. 또한 실사용데이터(Real World Data) 기반 접근과 디지털 기술 접목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단계적으로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에페의 핵심 경쟁력으로는 장기지속형 약물 설계가 제시됐다.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랩스커버리(LAPSCOVERY)'가 적용된 에페는 약물이 체내에서 서서히 흡수되는 특성과 함께 혈중 농도가 급격히 변동하지 않는 '완만한 농도 프로파일(flat PK profile)'을 구현한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위장관계 부작용 부담과 용량 증량 과정에서의 환자 불편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상 측면에서는 3상 심혈관계 결과(CVOT)에서 주요 심혈관 사건(3-point MACE) 위험 감소가 확인됐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다만 경쟁 약물 대비 우수성 여부는 동일 조건 비교가 제한적인 만큼, 시장 경쟁력은 향후 실제 처방 데이터와 추가 연구를 통해 검증될 것으로 보인다.
마케팅 전략에서는 '편리미엄(CONVEMIUM·Convenient+Premium)' 콘셉트를 내세웠다. 단순 가격 경쟁이 아닌 투약 편의성과 임상적 효용을 결합한 가치 중심 전략을 통해 출시 초기 시장 침투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발매 첫해부터 의미 있는 매출 성과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번 프로젝트 명칭에 '서사(敍事)'를 포함한 점도 눈에 띈다. 한미약품은 과거 기술수출과 반환 등 우여곡절을 겪은 에페의 개발 과정이 회사의 핵심 가치인 '창조·혁신·도전'을 상징하는 사례라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에페는 2015년 대규모 기술수출 이후 파트너사의 리더십 변화로 계약이 반환된 바 있으며, 이후 비만 치료제로 개발 방향을 전환해 현재 단계에 이르렀다.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은 "에페는 단순히 시장에 나오는 또 하나의 GLP-1 비만약이 아니다"며 "에페 개발 과정 속에는 한미가 어떤 회사인지,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 회사인지를 보여주는 상징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패에 좌절하거나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저력을 발휘해 새로운 성장 동력과 기회로 만들어 나가는 놀라운 한미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고 덧붙였다.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현재는 상용화의 마지막 단계에 진입한 상황"이라며 "그간의 연구개발 성과를 사업적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 정교한 실행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에페를 프리미엄급 한국형 비만 치료제로 육성하고, 비만·대사 질환 분야를 한미의 핵심 성장축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GLP-1 계열 약물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주요 제약사 간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차별화된 약물 설계와 통합 사업화 전략을 바탕으로 후발주자로서의 시장 진입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