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학업 집중력 향상과 성적 지상주의의 굴레 속에서 마약류 약물과 고카페인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최근에는 마약류 오남용 경험률이 일반적인 흡연율을 앞질렀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며 단순한 일탈을 넘어선 구조적 사회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19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청소년 유해약물 사용 실태 및 정책방안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중·고등학생 3천384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5.2%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식욕억제제 등 마약류 7종 중 최소 1개 이상을 '비의료용'으로 사용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평생 한 번이라도 담배를 피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 비율(4.2%)보다 높은 수준으로, 청소년기 유해약물 지형이 급격히 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가장 심각한 오남용 사례는 일명 '공부 잘하게 하는 약'으로 알려진 ADHD 치료제였다.
6개월 이내 의료 목적이 아닌 다른 용도로 마약류를 사용한 청소년 중 24.4%가 ADHD 약을 꼽았다. 이어 식욕억제제(20.0%), 수면제(13.3%), 신경안정제·항불안제(13.3%) 순이었다. 특히 ADHD 약물은 복용 빈도에서도 위험 수준을 보였는데, 지난 6개월 동안 해당 약을 먹은 청소년 중 23.1%가 한 달 평균 '20회 이상' 복용한다고 답했다. '6∼19회' 복용했다는 응답도 7.6%나 됐다.
약물뿐만 아니라 고카페인 음료를 통한 각성 유지도 일상화됐다.
고카페인 음료의 경우 한 달에 1번 이상 마신다는 응답이 61.2%에 달했다. 특히 한 달에 10회 이상 마신다는 응답도 10.8%를 기록해 청소년 10명 중 1명은 카페인 중독 범위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카페인 음료를 애용하는 이유로는 '시험공부나 과제를 하려고'(57.8%)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러한 경향은 학업 부담이 높아지는 고등학교 2학년(16.4%)과 3학년(15.1%)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연구원은 이번 실태 조사에 대해 "단순한 호기심이나 일시적 사용을 넘어, 집중력 향상이나 학업 효율 증진을 목적으로 약물을 사용하는 경향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열된 입시 경쟁 속에서 각성과 집중이 하나의 '생존 전략'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의료계 또한 관련 증상이 없는 학생들의 약물 복용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어, 잘못된 약물 인식을 바로잡기 위한 정부 차원의 관리 감독이 시급해 보인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