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미닝아웃' 세대의 고백…"우리가 게을러서 분리수거를 안 하는 게 아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가치 소비'가 청년 세대의 주류 문화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화려한 인스타그램 속 제로 웨이스트 삶과 달리, 현실 속 자취생의 방에는 배달 용기와 비닐봉지가 쌓여만 간다. 왜 청년들은 마음만큼 실천이 따르지 않는 '환경적 딜레마'에 빠진 걸까? 이에 자취생들이 겪는 현실적인 장벽을 짚어보고, 이를 해결할 세 가지 '청년 맞춤형'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 "쓰레기 봉투 채우다 해충이 생깁니다"…자취생의 비명
가장 큰 장벽은 '생활 규격'의 불일치다. 시중에서 흔히 파는 5L, 10L 종량제 봉투는 1인 가구가 채우기에 너무 크다. 봉투를 다 채울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위생 문제가 발생하고, 결국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분리수거를 포기하고 한꺼번에 버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배달 음식에서 쏟아져 나오는 일회용품 역시 청년들의 죄책감을 자극하지만, 좁은 자취방에 리필 스테이션용 대용량 제품을 보관할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 대안 1: 초소형·초밀착 수거 시스템 도입 "단위를 쪼개주세요"
이제 행정 시스템도 1인 가구의 속도에 맞춰야 한다. 지자체 차원에서 1L, 2L 규격의 초소형 종량제 봉투를 편의점에 전면 보급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봉투가 찰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소량의 음식물 쓰레기를 그때그때 무게대로 결제해 버리는 RFID 방식의 수거함을 원룸 밀집 지역에 촘촘히 배치해야 한다. '버리는 부담'이 줄어들 때 비로소 위생과 환경을 모두 잡을 수 있다.
◆ 대안 2: '용기 내' 챌린지의 공식화와 힙한 문화 정착
개인의 용기를 내는 것이 유난스럽게 느껴지지 않도록 대학가와 원룸촌을 중심으로 '용기 내' 챌린지를 상시화해야 한다. 식당에서 다회용기 포장 시 할인 혜택을 주는 것은 물론, 청년들이 선호하는 세련된 디자인의 가벼운 '자취생 전용 폴딩 용기'를 굿즈로 제작해 보급한다면, 제로 웨이스트는 하나의 '힙한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 대안 3: 네프론(AI 분리수거기) 확대로 쓰레기를 '돈'으로
분리수거에 대한 보상이 확실하다면 청년들의 참여는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인공지능(AI)이 캔과 페트병을 인식해 현금 포인트로 바꿔주는 '네프론' 같은 무인 회수기를 편의점이나 대학 캠퍼스 곳곳에 확대 설치해야 한다. 쓰레기가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자원으로 환원되어 내 지갑을 채운다는 경험은, 귀찮음을 이기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다.
◆ 나가며: 1인 가구가 마음 편히 지구를 구할 수 있는 사회로
제로 웨이스트는 개인의 유난스러운 실천이 아니라, 누구나 당연히 누려야 할 시스템의 결과여야 한다. 특히 대한민국 가구 형태의 표준이 된 1인 가구의 삶을 고려하지 않은 환경 정책은 공허한 외침에 불과하다. 청년들의 좁은 방과 얇은 지갑을 배려한 시스템이 구축될 때, 1천만 1인 가구는 비로소 가장 강력한 환경 보호의 주역이 될 것이다.
완벽한 한 명의 제로 웨이스터보다, 자취방의 좁은 틈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열 명의 청년이 모여 더 나은 시스템을 만드는 내일을 꿈꿔본다.
【 청년서포터즈 9기 박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