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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당 티키타카] "통님 설득" vs "거짓말"…부산 북구갑 달구는 '3파전'

'어무이' 찾는 하 전 수석 등판...지역연고·AI 엔진 정면 돌파
한 전 대표 '거짓말' 공세...박 전 장관 '애매남·기회주의' 비판

 

'의사당 티키타카'는 대한민국 정치의 심장부인 의사당대로 1번지에서 오가는 여야의 다양한 언어의 합을 포착합니다. 파편화된 발언의 나열을 넘어, 날 선 인용구 속에 숨겨진 정당의 전략과 정국 주도권의 향방을 입체적으로 조명합니다. [편집자 주]

 

【 청년일보 】 오는 6월 3일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가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의 등판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 개입' 논란과 야권의 '기회주의' 프레임이 정면충돌하면서, 북구갑은 정책 대결을 넘어선 거친 수사(修辭)의 격전지로 변모했다.

 

'제가 통님을 설득했다'는 하 전 수석의 한 줄과 '대통령 선거개입도 거짓말도 문제'라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반격, 여기에 '부산 북갑에 애매남의 자리는 없다'는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의 직설이 더해지며 말의 결이 곧 선거 전략으로, 정치적 셈법에 따른 고차방정식으로 읽힌다.

 

하 전 수석은 지난 4월 27일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하고, 이틀 뒤인 29일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식에서 부산 북구갑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서 하 전 수석은 "고향으로 돌아온 하GPT가 부산을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만들겠다"라며 "하정우를 부산으로, 국회로 보내달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 북구 시민이 되어 구포 1·2·3동, 덕천 1·2·3동, 만덕 2·3동 가족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특히 "어무이, 누나, 행님 그리고 친구들이 있는 따뜻한 부산으로 돌아가서 내 고향 부산 발전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하며 정권 핵심 참모에서 고향 기반 'AI 정치인'으로 변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부산 북구갑 재보궐 선거는 전재수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로 공석이 된 자리를 두고 민주당 하정우 전 수석, 무소속 한동훈 전 대표,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가 예상되는 박민식 전 장관의 3자 구도가 형성되면서 낙동강 벨트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무소속으로 가세한 한 전 대표는 하 전 수석의 출마 과정이 이재명 대통령의 불법 선거 개입이라는 점을 주장하며 공세에 나섰다.

 

한 전 대표는 4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 전 수석은 '이재명 대통령이 부산 북갑에 출마하라고 해야 출마할 거고, 아니면 청와대에 남겠다'고 말했었는데 출마하는 것을 보니 이 대통령이 결국 출마 지시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이어 "하 전 수석 본인이 출마하고 싶은데도 이 대통령 핑계 대며 거짓말을 했어도 문제이고, 이 대통령이 불법 출마 지시를 했음에도 아닌 것처럼 거짓말하는 것이어도 문제"라며 "대통령 선거개입도 거짓말도 문제"라고 날을 세웠다.

 

하 전 수석은 즉각 리시브에 나섰다. 그날 밤 자신의 엑스(X)에 "제가 통님을 설득했고, 제 의견에 동의하시고, 바로 흔쾌히 (부산 북갑 보선 출마를) 수락하셨습니다. 어디서든 국익을 위해 힘쓰라 하셨지요"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통님 지시가 아니고 제가 설득한 거니 (이 대통령의) 선거 개입이 될 수 없지요. 억지 논리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습니다"라고 덧붙이며 대통령의 지시가 아닌 자신의 설득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대통령 선거 관여 논란을 정면 돌파하는 동시에 스스로를 정책형·AI 엘리트 정치인으로 세우려는 정무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이영풍 전 KBS 기자와의 경선을 통과해야 하지만, 국민의힘 북구갑 공천이 유력한 박 전 장관도 하 전 수석을 향해 ‘간보기’와 ‘애매남’을 키워드로 공세에 나섰다.

 

그는 4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구갑에 애매남의 자리는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북구갑 주민들은 더 이상 '간보기' 대상이 되길 원치 않는다"며 "나갈 거면 지금 당장 사퇴하고, 남을 거면 오늘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닫으라. 양발을 걸친 채 국민을 속이는 애매남에게 북구의 꽃길은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맥락에서 박 전 장관은 하 전 수석을 두고 "출마도 고향도 처신도 애매하다"며 "간보지 말고 당장 출마 여부를 밝혀라"고 직격했다. 박 전 장관은 다른 방송 인터뷰에서도 자신을 당의 요구에 따라 험지 출마를 택한 정치인으로 규정하며 하 전 수석과의 선명성 차이를 부각했다.

 

하 전 수석이 내세운 '통님 설득'이라는 키워드가 경쟁 후보들의 '배신'과 '기회주의' 프레임에 더해지며, 북구갑은 인물론과 심판론이 교차하는 복합 전선으로 재편됐다.

 

낙동강 벨트의 향방을 결정지을 보수층의 전략적 선택과 여야의 정치적 셈법이 뒤섞인 상황에서, 후보들이 던지는 언어의 결은 향후 부동층의 향방을 가를 실질적인 정치적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말로 시작해 '손 털기' 논란까지 여야의 이해관계가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여론조사 지표와 함께 더 거칠고 정교한 프레임 전쟁으로 번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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