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한국 프로야구(KBO)가 사상 첫 천만 관중 시대를 열며 유례없는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으나, 관련 금융 파트너십은 급변하는 예매 환경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2018년부터 2037년까지 20년간 장기 타이틀 스폰서십을 체결한 신한금융그룹의 행보와 달리, 그룹 계열사의 한 축인 신한카드의 전용 상품이 팬들의 실질적인 소비 패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전시성 상품'이자 '생색내기용(用)'으로 전락했다는 빈축마저 사고 있다.
12일 금융권 및 취재에 따르면, 지난 2018년 7월 출시된 신한카드 'MY KBO' 카드는 전 구단 할인이라는 당초 안내와는 달리 프로야구 관람의 핵심 경로인 '구단 전용 애플리케이션(앱)'과 '유료 멤버십 선예매' 결제 건에 대해 할인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신한카드의 경직된 가맹점 식별 체계에 주목하고 있다.
즉 티켓링크(엔에이치앤링크)나 놀유니버스(舊 인터파크 티켓)와 같은 대형 예매 대행사가 아닌 SSG·롯데·NC 등 자체 앱을 운영하는 구단이나 선예매 경로를 이용할 경우 가맹점 코드가 대행사가 아닌 '구단'으로 인식돼 할인 대상에서 빠진다는 맹점을 방치한 결과란 분석이다.
신한카드가 이 행정적 코드 차이를 내세워 실질적인 티켓 구매 행위임에도 불구 할인 혜택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실제로 전월 실적 30~50만원을 충실히 채우고도 월 2~3회 할인을 한 번도 받지 못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제 대행사가 동일함에도 단순 행정적 코드 차이를 이유로 실적을 달성한 고객들에게 돌아가야 할 최대 1만2천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정기적으로 야구장을 찾는 직장인 A씨는 "매달 50만원 가까운 실적을 꼬박꼬박 채우는데, 정작 구단 앱으로 선예매한 내역은 할인이 0원 찍히는 걸 보고 황당했다"며 "결제 대행사가 같은데도 단순 코드 차이로 혜택을 주지 않는 것은 팬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전시를 방불케하는 예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고 유료 멤버십에 가입한 이른바 '충성 팬'일수록 구단 앱 사용이 강제되는 구조 속에서 오히려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역설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금융업계와 데이터 전문가들 역시 신한카드의 대응이 시대착오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핀테크 업계 전문가는 "고도화된 데이터 통합 기술로 결제 맥락을 분석하면 충분히 예매 목적을 식별할 수 있음에도 이를 방치하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자 공급자 중심의 사고"라며 "가맹점 정보 미통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앞세워 관리 편의를 도모하고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야구 생태계의 질적 성장을 지원해야 할 파트너사가 서비스 내실화라는 본연의 책임보다 카드 실적 유도형 마케팅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해당 전문가는 이어 "단순한 결제 대행을 넘어 생태계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자처했다면, 변화하는 플랫폼 이용 패턴을 서비스에 즉각 반영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는 시스템이 급변하는 팬들의 예매 환경을 적시에 반영하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카드는 본래 정규시즌 '일반예매' 결제 시 할인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설계된 상품"이라며 "예매 형태별로 코드가 달라 고객의 선택 사항을 확인할 수는 있지만, 2018년 카드 출시 후 8년 가까이 흐르며 새로 생겨난 다양한 예매 방식에 대해 할인 서비스가 즉시 업데이트되지 못한 점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가맹점 정보가 당사에 별도로 통보되지 않을 경우 할인 대상 신설 여부를 선제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로 인해 이 같은 누락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며 "새로 생겨난 예매 형태가 할인 대상임을 확인하는 즉시 이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MY KBO' 카드는 지난 3월부로 '구조조정 대상 카드'로 분류되어 기존 소지자만 유효기간까지 사용 가능하고 신규 및 갱신 재발급이 중단된 상태이지만, 신한금융그룹 홈페이지 내 신한 뉴스룸에는 'KBO 개막 전 필독! 프로야구 팬을 위한 KBO제휴 신한카드 MY KBO 혜택'이라는 제목의 상품 안내글이 같은 달 20일자로 올라와 있어 '겉과 속이 다른' 의구심 또한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한카드는 "프로야구를 즐기는 다양한 형태의 소비 패턴을 온전히 서비스할 수 있는 신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이미 실망한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